1억짜리 아파트 전셋집, 서울 다 뒤져보니…

1억짜리 아파트 전셋집, 서울 다 뒤져보니…

송학주 기자
2013.08.13 05:27

[미친 전셋값] 재건축 예정 주공아파트 있지만 매물은 가뭄에 콩나듯

 "12월에 결혼하는데요. 1억원 정도 전세금으로 괜찮은 신혼집 구할 수 있나요?"

 지난 12일 지하철 7호선 상도역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평일 오전임에도 가을이사철이 오기 전에 '싸고 좋은' 전셋집을 찾으려는 신혼 수요들이 중개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공인중개사의 설명을 듣곤 표정들이 어두워졌다.

 중개업소에서 만난 강모씨(33)는 "직장이 여의도여서 멀지 않은 곳에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지만 전셋집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역세권 아파트는 물건이 없을 뿐더러 2억~3억원으론 턱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상도역 인근 S아파트 60㎡(이하 전용면적) 전셋값은 2억9000만~3억2000만원에 형성돼 있었다. 30년 넘은 D아파트 73㎡의 전셋값은 1억6000만~1억8000만원이었지만 지하철역까지 15분 이상 걸어가야 했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S아파트의 경우 전세물건이 적은 데 비해 찾는 이는 많아 몇 달 새 수천만원 이상 전셋값이 올랐다"며 "전세는 나오는 즉시 사라지기 때문에 계약금을 걸어놔야 그나마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억원대로 신혼부부들이 살 만한 아파트 전세는 어디에?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첫째주 기준으로 서울 중소형아파트(85㎡ 이하)의 3.3㎡당 전셋값은 827만원. 단순 계산하면 서울에서 60㎡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면 1억4880만원 이상 있어야 한다.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이나 기업들이 밀집된 도심지 근처의 경우 이보다 높은 수준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이 선호하는 1억원대 아파트 전셋집은 구할 수 없을까.

 한국감정원에 의뢰해본 결과 재건축 예정 주공아파트나 지하철 역세권에서 다소 벗어난 단지들을 구할 수 있었다. 도심지에서 벗어날수록 저렴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42㎡는 7500만~8500만원, 주공2단지 26㎡는 5500만~6000만원선에 전세매물이 나와 있다. 강동구 고덕·둔촌 주공이나 강북구 번동 주공도 1억원 내외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도심지에서 다소 떨어진 강서구 가양동 강변 35㎡는 1억500만~1억1500만원, 금천구 시흥동 럭키남서울 42㎡는 8000만~9000만원, 노원구 월계동 미성 34㎡는 7000만~8000만원이었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 44㎡의 전셋값은 9000만~1억원선이다.

 도심과 좀더 가까운 서초구 서초동 삼호 66㎡의 전셋값은 1억3000만~1억5000만원이었다. 1978년에 지어진 아파트로 1·2차로 나뉘어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동대문·동작·마포·서대문·성동·성북·송파·영등포·은평·중구 등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는 2억원 미만의 아파트 전세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인기 매물들은 '가뭄에 콩나듯' 나와 당일 계약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는 게 공인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신혼부부들에게 아파트 전세보다 경매를 통한 주택 구입을 추천했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폭등하는 전셋값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받기보다 경매를 통해 싸게 낙찰 받으면 시세차익뿐 아니라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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