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미친 전셋값 해법, 프랑스 '릴'서 찾다"

"행복주택·미친 전셋값 해법, 프랑스 '릴'서 찾다"

릴(프랑스)=김정태 뉴스1 기자
2013.10.18 08:38

['행복주택, 맞춤형 주거복지 시대 연다']<4-2>佛 릴광역시서 찾은 '행복주택' 해법

[편집자주] 박근혜정부가 서민주거안정의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행복주택'이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는 신혼부부와 대학생 등 사회활동이 왕성한 계층에게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임대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5월 서울 등 수도권 도심내 철도부지, 유휴 국·공유지 등 7곳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1만가구를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류·가좌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5곳은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연내 착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머니투데이와 뉴스1은 행복주택이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사업인지 여부와 현안을 심층 분석하고 근본적 대안을 찾는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특히 맞춤형 주거복지시스템이 잘 갖춰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현지를 찾아 정부, 지자체, 기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심층 취재했다.
프랑스 릴 주택단지. 일반주택과 사회주택(공공임대주택)이 섞여 있다. / 사진=송학주 기자
프랑스 릴 주택단지. 일반주택과 사회주택(공공임대주택)이 섞여 있다. / 사진=송학주 기자

 "국공유지라도 관련 이해관계에 있는 지역주민들이나 기관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지속적으로 설득해나가기도 하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의견을 반영해 일부 개발계획을 수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지난 2일 프랑스 릴광역시청에서 만난 자연과 도시공간(한국의 도시개발계획과 해당) 책임자인 제프 반 스테이엔씨는 도시재생사업의 성패는 '협의'와 '합의'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사업 후보지 일부에서 해당 지자체와 주민의 반대로 난항을 겪는 상황을 비춰볼 때 릴광역시 공무원의 얘기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었다.

프랑스 릴광역시청 건물. / 사진=송학주 기자
프랑스 릴광역시청 건물. / 사진=송학주 기자

 스테이엔씨는 산업철도 폐부지를 개발하는 유라릴역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25년 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세 단계로 나뉘어 현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사회주택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1년 전부터 인근 지역주민들과 도시계획 전문가, 사회주택을 지원하는 관련 기관들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는 "예전에는 사회주택이 들어선다고 하면 인근 주민들은 갑자기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로 주거의 질이 낮아진다는 인식 때문에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도시환경이 전체적으로 좋아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지속적인 설득을 통해 동의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인근 주민이나 사회주택에 입주하는 사람들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스테이엔씨는 또하나의 예로 '아톨루' 지역 주민들과의 합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지역은 1960년 초 무분별하게 지은 노후화된 주거단지로, 인근 지역에 새로운 주거단지 건설을 추진하는 곳이었으나 주민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정부, 릴광역시, 사회주택 기관들이 재정적 지원을 통해 노후주택을 개·보수(단열재 보강, 화장실 수리)해주고 작은 공원과 편의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개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만큼 주민들의 동의가 중요하지만 사회주택 등을 포함한 도시재생사업이 주민들에게도 이득이란 측면을 유도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릴광역시청 역시 인구가 늘면서 주택수급과 집값 문제 등의 고민을 안고 있다. 하지만 나름 보완책은 있다. 릴광역시 주거정책담당 이자벨씨(사진)는 "민간주택이라도 시에서 매매가격과 월세를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집을 짓거나 매입할 경우 은행으로부터 거의 0%에 가까운 초저금리로 대출이나 모기지상품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나 시 또는 사회주택기관들의 재정지원을 받는 대출상품이란 것이다.

 특히 임대를 줄 경우 9년 동안 규정된 상한폭을 넘지 못하도록 임대료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진 한국으로선 참고할 만한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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