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맞춤형 주거복지시대 연다']<4-1>파리·힐, 도시재생 진정한 '소셜믹스'

프랑스에서 철도역사를 복합개발한 2곳의 현장을 찾았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특성을 이용해 업무·상업시설은 물론, 주거시설과 공원·공공시설 등 주민 서비스 기능을 결합해 철도역이 가진 도시 혐오시설의 이미지를 과감히 개선한 사례다.
프랑스 파리의 '몽파르나스역'과 릴메트로폴리스(릴광역시)의 '유라릴역'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곳들은 각각 특색있는 철도 역사 개발 사례로 철로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철로 위에 '대규모 공원'…지역주민들의 쉼터에서 관광명소로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남부의 '몽파르나스역'. 프랑스에서 좀처럼 보기힘든 초고층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그 옆으로 철도역사가 보이고 테제베(TGV)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1895년 증기기관차가 브레이크를 멈추지 못해 역을 뚫고 추락했다는 아픈 역사를 가진 이 역은 1981년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본격 개발됐다. 인공지반 조성사업과 복합건물 개발사업을 분리, 민관 협력사업으로 추진·정비한 후 민간개발업자에 양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

개발에 12억3500만프랑(약 1740억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7만㎡의 업무시설과 1만5000㎡의 상업시설을 갖췄다. 철도 상부의 인공지반 위에는 3만㎡에 달하는 공원과 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철로와 인공지반 사이에는 주차장 700면이 위치한다.
역사로 들어서자 인공지반 사이로 햇살이 비쳤다. 통풍과 환기를 위해 135개 창이 조성됐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철로를 따라 100m 정도 걸어가자 상부로 통하는 계단이 보였다. 계단을 지나 인공지반 위로 나오자 '별세계'가 펼쳐졌다.

철도역사 위에 드넓게 펼쳐진 공원이 있었던 것이다. 잔디밭 위로 10~20m에 달하는 조경수들과 뛰어노는 어린이들이 이곳이 철도역사임을 무색하게 했다. 한쪽 테라스에선 지역주민들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한쪽에 마련된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던 한 주민은 "집 근처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며 "이 지역이 관광명소가 되면서 다른 지역 주민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주도 역세권 개발…금싸라기 땅이라도 사회주택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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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메트로폴리스는 프랑스에서 4번째로 큰 도시다. 프랑스 북부의 대표 도시로 벨기에와 맞닿아 있고 영국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파리에서 1시간 정도 테제베를 타고 가는 거리로, 한국의 대전에 비유되는 교통요충지다.
지난 2일 '유라릴역'에 내리자 'L'자 모양의 독특한 건물이 우뚝 서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건축가 장 누벨이 건축한 '유라릴타워'다. 그 옆으론 건물 외관을 구리로 만들어 붉게 물든 아파트가 도로변에 늘어서 있다.
역사를 통해 반대편으로 나가자 대형 쇼핑몰과 5개의 높다란 오피스 건물이 눈에 띄었다. 1988년 유라릴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건축물들이다.

유라릴 프로젝트는 릴플랑드르역과 릴유럽역 사이의 군사시설 이전지를 릴시가 주도해서 개발한 사업이다. 27만3710㎡에 달하는 버려진 땅을 50억프랑(약 1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용산역세권개발인 셈이다.
프랑스 국영철도 'SNCF'와 릴시가 민관 합동으로 개발 주체가 돼 민간자금 35억프랑(70%)과 릴을 비롯한 지자체 15억프랑(30%)의 자금을 투입했다. 무역센터·일반사무실·컨벤션센터 등 업무시설과 3만1000㎡에 달하는 상업시설이 들어섰다. 호텔·학교·극장·우체국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168가구의 일반주택과 함께 407가구의 사회주택도 들어섰다. 사회주택의 월임대료는 평균 1㎡당 10유로로 매우 저렴하다고 유라릴 프로젝트의 투자유치사 유라릴SPL의 마리옹씨가 설명했다.
마리옹씨는 "릴은 2차대전 이후 유럽의 관문으로 인구밀집지대의 이점을 살려 유럽 북서지역의 중심지로 변모했다"며 "1995년 부동산경기 침체로 개발이 주춤하다 1998년 다시 활기를 띠면서 주거·문화·상업을 모두 갖춘 시설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