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맞춤형 주거복지시대 연다']<7-2>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 "'분양+임대'로 해결"

"'행복주택' 개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지목한 그 장소에 짓는 게 문제란 얘깁니다."
전귀권 서울 양천구청장 권한대행은 '행복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장소' 문제를 들었다. 정부가 시범지구로 선정한 7개 지역 중 가장 반대가 심한 양천구 목동 유수지는 '행복주택' 건립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란 것이다.
전 권한대행은 안전상의 문제를 우선 꼽았다. 양천구는 2010년 9월 시간당 70㎜의 집중호우로 유수지 일대를 비롯해 대규모 침수피해를 겪었다. 현재 유수시설을 유지했기 때문에 피해가 그만큼에 그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권한대행은 "이상기후에 대비해 빗물저류배수시설(대심도) 공사를 하고 있을 만큼 폭우에 취약한 지역"이라며 "유수지 위에 영구시설물을 지으려면 우선 용역부터 실시해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일대에 극심한 교통혼잡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지금도 현대백화점의 세일기간이나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에서 '행복주택'까지 들어서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좀처럼 보기힘든 일방통행로가 이곳에 있는 것도 극심한 교통체증이 낳은 결과"라며 "현재 활용되는 1350대의 주차공간이 사라지고 '행복주택' 2800가구의 차량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으로 4000여대의 차량이 갈 곳을 잃는다"고 꼬집었다.

양천구는 인구과밀화 전국 1위에 토지면적 대비 임대아파트 자치구 1위 지역이다. 과포화 상태에 추가로 인구가 늘어나는 데 따른 부담감이 크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행복주택지구내 사회기반시설 설치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것도 반대하는 근거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복지관 등 사회기반시설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정부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반대의견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기존 유수시설과 시설물 이전에 따른 구 추산 4400억원 이상의 재원 마련도 불투명하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행복주택' 건립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양천구의 '행복주택' 건립 반대에는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집단이기주의가 원인이란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전 권한대행은 "공직자 입장에서 아파트값은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유럽에선 사회공동체가 반대하면 좋은 정책이더라도 추진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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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입안자라면 기존 입주자의 의견 경청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주민과의 의견소통이나 사전검토도 없이 발표를 강행하면서 혼선만 야기한다면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유수지가 문제라면 대체지는 있느냐는 질문에는 "양천구 내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행복주택'이 100% 임대주택으로 채워지는 계획이다보니 어떻게 '소셜믹스'를 이뤄낼지 관심이 높다. 전 권한대행은 "관내 1995년 2998가구 규모로 지어진 임대주택단지 '양천아파트'가 있지만 '소셜믹스'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른 민간주택 거주자들이 이들 지역 자녀와 같은 학군으로 묶이길 꺼리는 게 지역정서라는 것. 그는 애초 계획단계부터 임대아파트와 일반분양아파트를 함께 짓는 것이 오히려 '소셜믹스'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전 권한대행은 "저소득자를 한 곳에 몰아넣는 임대아파트 건립은 지역융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가 비슷하게 섞인 '이펜하우스'처럼 지어져야 지역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펜하우스'는 서울시가 임대, 장기전세, 분양 등 다양하게 공급한 '소셜믹스'형 아파트단지로 양천구 신정동과 신월동에 지어졌다.
다만 '이펜하우스'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 만든 단지여서 직주근접형 아파트에 비해 출퇴근에 불리하다. 실제 양천구의 중심지역인 목동이나 오목교로 나오려면 대중교통으로 40분이나 걸린다.
전 권한대행은 "직주근접형 아파트를 지으려면 도심 내부에 땅이 있어야 하지만 가용토지가 없어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결국 '행복주택'의 성공 여부는 도심내 토지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