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셋값 '1%' 올랐는데…현실은 두달새 '1억원'

정부는 전셋값 '1%' 올랐는데…현실은 두달새 '1억원'

송학주 기자, 이재윤, 진경진
2013.11.0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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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9월까지 3% 올라 '걱정없다'는 정부 vs 수천만원 올려도 바로 거래되는 현실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전세 물량이 워낙 없다보니 전셋값이 자꾸 올라 매매가의 80%~90%에 육박하고 있는데 겨우 '1%' 올랐다고요? 아파트 전세매물은 대기자가 많아 수천만원씩 올려도 하루도 안돼 거래되는 상황이에요." (경기 화성시 능동 S공인중개소 대표)

 "매매물건은 남아도는데 전세 물건은 한 달에 한두건 보기도 힘들어요. 그나마 전세 계약으로 먹고 살았는데 이젠 뭐 먹고 살아야 할지 난감하네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인근 O공인중개소 관계자)

 "전셋집 찾으러 오셨죠?" 31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가자 대뜸 업소 관계자가 건넨 말이다. 전세물건이 한 개 나왔지만 이미 2~3명이 예약돼 있어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부가 '8·28대책'을 비롯해 임대차시장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작 전셋값은 61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서울에서 아파트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전셋값이 단기 급등하면서 비싸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물건 자체가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달 평균 전셋값 상승률이 최근 5년간 평균 상승률보다 낮아졌다며 '8·28 전·월세대책'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통계와 달리 피부로 느끼는 전셋값 상승은 거의 폭등 수준이라며 정부가 '통계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통계에서 사용하는 평균값 수치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데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마저 나타나고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매물 내역이 붙어 있다. 전세 매물은 찾기 힘들다. / 사진=송학주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매물 내역이 붙어 있다. 전세 매물은 찾기 힘들다. / 사진=송학주 기자

 ◇지난 8월 3억원이던 용산 84㎡ 전셋값, 지금은 4억원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말까지 전국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3.02%. 이는 최근 5년 평균 전셋값 상승률 4.45%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수도권만 따져 봐도 같은 기간 3.78% 상승에 그쳤다. 역시 최근 5년 평균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5.6%)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느끼는 전셋값 상승폭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8·28대책' 이후 두달새 전셋값이 최고 1억원 이상 오른 단지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강변삼성' 84.94㎡(이하 전용면적) 전셋값은 8월말 3억500만원에서 10월말 현재 3억9000만~4억2000만원 선이다. 성북구 삼선동3가 '삼선SK뷰' 122.44㎡ 전셋값도 같은 기간 3억7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전셋값 폭등은 오피스텔도 예외가 아니다.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 오피스텔 39.13㎡은 8월말 1억9500만원에서 두달새 5000만원 상승했다.

 강서구 염창동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몇 달새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뛰고 있음에도 대기자들은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중개업자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집주인에게 전셋값을 더 올려 받아주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어 더 치솟고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양도소득세 5년간 100% 면제' 문구를 내걸로 분양에 한창이다. / 사진=송학주 기자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양도소득세 5년간 100% 면제' 문구를 내걸로 분양에 한창이다. / 사진=송학주 기자

 이처럼 통계치와 실제 전셋값 상승폭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평균값의 오류 때문이다. 가격차가 큰데도 평균값으론 현실 반영이 안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셋값을 조사하는데 시각지대도 발생한다. 전세를 재계약할때 집주인과 세입자가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을 맺으면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

 올해의 경우 예년과 달리 비수기에도 전셋값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계의 지적이다. 강서구 등촌동 인근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전세 수요는 봄·가을 이사철로 대변되는 2~4월과 9~10월에 주로 몰렸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여름에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데 어느 누가 집을 사겠냐"며 "8·28대책을 통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반짝 살아나긴 했지만 이 정도의 매매시장 활성화로는 심각한 전세대란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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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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