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다시 찾은 런던은 낯설었다. 지난해 올림픽 개최 전후로 스카이라인이 바뀐 탓이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유럽연합에서 가장 높다는 72층의 빌딩 '더 샤드'(The Shard)다. 더 올라가고 싶은 바람을 담아 꼭대기를 미완성처럼 표현했다고 한다.
런던의 이미지는 '빅벤'과 '타워브리지' 등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낡음'에 있었기에 이 같은 고층건물들이 더 낯설게 느껴졌다. 런던의 겉모습은 이같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한 신축 건물이 들어서는 건 아니었다. 런던의 인구 증가를 감안해 탄소절감도 고려됐다.
이를테면 런던시청 신청사 바로 옆에는 매출 기준 세계 1위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 PWC건물이 있는데, 런던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오피스건물로 꼽힌다. 이 건물에선 인근 지역에서 버려지는 오일을 재활용해 쓴다. 건물 안에 열병합발전소도 설치했다.
런던은 2025년까지 탄소를 60% 줄이는 게 목표다. 하지만 런던 인구가 30년 후 10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 목표는 매우 도전적이란 게 런던시청 관계자의 솔직한 설명이다. 그래서 가급적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도록 일자리와 주거지를 혼합하는 도시계획과 고층건물을 허용한다는 것.
좁은 땅덩어리에 이미 1000만명 넘는 시민이 살고 있는 서울은 런던보다 탄소절감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런던시의 환경정책보다 더 귀를 솔깃하게 한 건 시민들의 생각이었다.
런던시청에서 근무하는 메튜씨는 "런던 시민들은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의 오래된 건축물에 사는 걸 좋아한다"며 "런던 도시계획에서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건축물을 올리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30년된 건물들을 쉽게 헐어버리고 새로 짓는 것에 익숙한 서울 시민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어쩌면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기 앞서 낡은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고쳐 쓰는 것을 더 선호하는 의식을 도입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싶다.
이미 국내에서도 친환경 기술들이 활발히 연구된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는 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상용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