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와 임차권 장기임대 MOU 체결…부채비율 축소등 재무구조 개선 기대

대우건설(32,800원 ▼450 -1.35%)이 부산 서면에 위치한 쇼핑몰 '디-시티'(D-City·옛 밀리오레·사진) 임차권을 장기임대하는 방식으로 약 1000억원의 현금확보에 나선다. 대우건설은 비핵심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부동산운용회사 코람코와 디-시티의 임차권 거래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이 디-시티의 소유권은 유지하고 건물의 임대차 운용권리만 장기임대하는 방식이다. 임대기간은 최대 10년, 임대가격은 900억~1000억원 정도로 임대기간이 끝나면 상환하는 조건이다.
2000년 준공된 디-시티는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6만6000㎡ 규모로, 부산 서면의 대표적 쇼핑몰이다. 준공 당시 시행사가 부도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소유권이 대우건설에 넘어갔다.
대우건설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2008년부터 디-시티 매각을 추진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악화로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매각이 여의치 않자 임차권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현금확보에 나선 것.
대우건설에 따르면 현재 디-시티의 장부가는 2000억원 정도로 이번 임차권 임대로만 자산가치의 절반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입장에선 일종의 10년물 무이자 채권을 발행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10년 후 갚아야 할 자금이지만 비핵심자산을 유동화해 장기 운용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9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총 자본은 3조4791억원, 총 부채는 6조65억원, 부채비율은 173% 정도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7월 취임 후 비핵심자산 유동화 등으로 부채비율을 160%대까지 낮출 것이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디-시티 일괄 임대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유입된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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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는 디-시티 임차권 확보를 위해 위탁관리리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금은 사모 에쿼티(325억원)와 레버리지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 리츠는 임차권 확보 후 이를 이랜드에 전대해 임대수수료를 올리는 구조로 운용된다.
임차권 투자 리츠는 최근 새롭게 선보인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7월 리츠업계 최초로 노량진 학원의 임차권에 투자하는 '마스터5호위탁관리리츠'를 선보였다. 이 리츠의 기대수익률은 7%를 넘는다.
그동안 부동산펀드나 리츠는 오피스, 상가 등 건물에 직접 투자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투자물건이 줄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임차권이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취득세 등 거래비용 부담없이 임차권 운용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유주는 건물을 팔지 않고도 급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임차권 거래의 장점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건물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임차권만 운용하는 것이 거래비용 및 수익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다만 임차기간이 끝나면 투자원금을 상환받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