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비용' 1.5조…'뉴타운 출구' 뚫다가 멈추나?

'매몰비용' 1.5조…'뉴타운 출구' 뚫다가 멈추나?

이재윤 기자
2013.12.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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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서울시내 뉴타운·재개발 매몰비용(사업을 위해 투입된 후 회수할 수 없는 비용) 처리가 지연되면서 각 사업장마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몰비용에 대한 처리방법을 두고 여야 정치권이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서울시를 비롯해 주민과 건설업체 등 매몰비용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책임 소재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가 각각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심사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해결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여야는 '건설업체의 법인세를 감면해 매몰비용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선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주민 책임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 이견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민주당은 전체 매몰비용에서 법인세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건설업체에 손실로 처리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경우 건설업체들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새누리당 주장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건설업체들이 조합원들에게 민사소송을 통해 매몰비용을 보존받은 뒤, 남은 비용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해 줄 것을 제안했다.

 두 방안 모두 문제는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매몰비용에서 법인세를 감면할 경우(민주당 안) 조합이 주도했던 사업을 건설업체와 정부가 해결해 줘야 하는 셈이어서 책임 소재 문제가 있다.

 반면 조합원들에게 비용을 보존받은 뒤 법인세를 감면받을 경우(새누리당 안) 건설업체-조합 임원-조합원간 줄소송으로 이어져 사회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사업추진 비용은 시공업체나 대행업체가 추진위원회나 조합(이하 추진주체)에 빌려주는 형태로 조달된다. 조합이나 소속 임원들이 보증을 서는 형태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건설업체는 조합이나 해당 임원들에게 민사 소송을 통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매몰비용을 둘러싼 당사자간 입장차는 상당하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사업성이 떨어지고 추진 주체가 있는 구역의 지정 해제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매몰비용을 둘러싼 줄소송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최소의 갈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관련 소송 등으로 인해 발생할 사회 문제에 비해 건설업체들의 법인세 감면 비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국토교통부와 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추진주체가 있는 491개 구역 가운데 착공 이전인 조합 단계(291곳)인 구역의 10% 가량이 해산될 경우 법인세 감면 비용은 320억1000만원이다.

 이는 시가 운영중인 정비사업 정보제공시스템(클린업시스템)내 한 조합당 평균 사용비용인 50억원으로 산정할 때 전체 매몰비용(1455억원) 중 법인세(22%)를 계산한 수치다.

 건설업계는 소송 등으로 인한 사회 문제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결국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비용을 보존 받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시가 제시한 10%만 해산해도 업체가 감당해야 할 손실금액은 1134억9000만원에 달한다. 구역당 39억원인 셈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기간이나 기업 이미지 등을 감안하면 소송을 안하는 게 좋지만 소송을 하지 않고 손실을 받아들이면 보통 10곳 안팎의 사업에 참여해 온 대형업체들의 경우 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해 부담도 상당하다"고 푸념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는 다소 다른 예측을 내놓고 있다. Y법무법인 변호사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건설업체들이 손해를 줄이기 위해 조합들에 준비중인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K법무법인 변호사는 "건설업체 입장에선 굳이 이미지를 나쁘게 할 필요가 없어 금액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소송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민들은 구역 지정을 해준 해당 지자체들은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대문구 가재울구역 조합원 최모씨는 "그동안 구역지정 등으로 재산권 행사도 못했었다"며 "아무리 주민사업이지만 지자체가 다 정해놓고 이제 와서 주민책임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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