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0대는 변화에 익숙하다. 다이나믹 코리아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지금은 골동품에 가까운 '로터리' 전화기부터 '버튼형' '삐삐' '시티폰' '일반 휴대폰'을 거쳐 '스마트폰'을 두루 사용해왔다.
이렇게 변화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편하거나 유익해서다. 발신전용 휴대전화인 시티폰의 수명이 짧았던 이유는 공중전화 근처로 가야하는 불편과 수신할 수 없는 불편 때문이었다.
순천낙안읍성의 초가마을은 1970년대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꿨었다. 매년 이엉이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때문이었다. 요즘은 매년 이엉이기를 한다. 불편하지만 관광지로서 얻는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 한옥마을도 마찬가지다. 전주시에서 한옥마을로 보존해가자고 할 때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한옥마을로 유명해지며 관광수입이 적지 않은 지금은 달라졌다. 당시 한옥을 헐고 양옥으로 지은 집주인들이 후회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부터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됐다. 100년간의 익숙함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 변화가 빨리 정착할지 여부도 편리성과 유익성에 따라 달라질 터다.
도로명주소는 2011년 7월 29일 고시 이후, 기존 지번 주소와 병행사용해오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2년여동안 병행 사용했다는 느낌보다는 갑자기 시행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울시 자치구 도로명주소 담당 공무원은 100년의 익숙함을 바꾸는 일이므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익숙함과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이미 2년여동안 전쟁 준비를 해왔지만 정작 전쟁에 나갈 사람들은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골목길이 복잡한 지역은 기존 지번보다 도로명이 더 복잡하다는 지적이 있다. 도로명주소가 맞는 곳도 있지만 적절치 않은 곳도 있다는 얘기다. 외국에서 도로명주소의 편리성을 경험했다고 무조건 좋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시티폰'이나 '옴니아'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