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미분양주택 감소의 이면

[광화문]미분양주택 감소의 이면

문성일 부장
2014.01.29 10:16

 전국 미분양주택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6만1091가구라는 정부의 통계치가 나왔다. 이는 2006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란 게 통계를 발표한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것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이다. 국토부 발표대로라면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2만1751가구로, 2008년 4월 이후 가장 적다. 최근 몇 년간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전했던 수도권의 미분양주택수도 한달새 1000가구 이상 줄어들었다.

 내용면에선 고무적이다. 현정부들어 그토록 고대했던 '주택시장 활성화'의 한 단면으로 볼 수도 있다. 관련해 사석에서 만난 정부 한 고위관리는 "이제야 (지난해) 수차례 내놓았던 각종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값도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현 정부 출범이후 1년 내내 부양책을 내놓았으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법도 하다. 경제부총리마저 틈만 나면 '집값 부양이 살길'이란 식으로 얘기해 오지 않았던가. 해서 굳이 '견강부회(牽强附會)니, 고식지계(姑息之計)니' 하는 토를 달진 않았다.

 미분양주택 물량 해소에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7·24 후속조치'를 통해 당시 시장 위축의 원인으로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공급 과잉'을 꼽았다.

 신규 공급이 많아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고 장기화될 경우 애써 내놓은 세제감면 등 수요 진작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공급물량 축소계획을 내놓았다. 공공은 물론, 민간기업들이 공급하는 물량까지도 후분양을 실시하거나 일정기간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즉 '공급 억제책'을 쓴 것이다. 정부가 민간에 주택공급 자제를 주문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여기까지 보면 미분양주택 감소는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그 안을 들여다보자.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전국 미분양주택 통계'는 공공을 제외한 민간기업들이 공급한 물량만으로 통계치를 낸다. 그만큼 민간기업들의 성실 신고 여부가 통계의 신뢰성을 좌우한다.

 분양시장 환경이 좋아지지 않는 한, 민간기업의 관련 노력없이 수치를 줄이긴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 민간기업들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미분양주택을 줄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유이자였던 중도금 대출금의 이자를 무이자로 바꿔주는가 하면, 계약금을 최소화시키곤 한다. 발코니와 같은 옵션을 무상 제공하기도 한다.

 수요자 입장에서 건설업체들의 최고 선택(?)은 '분양가 할인'이다. 적게는 5~10%에서 많게는 30% 안팎까지 분양가를 낮춘 사업장도 적지 않다. 이는 분양가 할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최초 계약자와 분쟁을 야기시키는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경기 일대는 물론 서울시내에서도 분양 물량을 임대로 돌리는 사업장이 등장한 것도 이미 몇 년 됐다. 이들 임대 전환 물량도 미분양 통계에선 제외된다.

 과거 정부의 건설업 구조조정이 있기 전에는 적잖은 민간업체들이 임직원들에 미분양을 대거 떠넘기는 방식을 동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 대신 미계약 물량을 대물로 안기는 사례는 지금도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은 '행려자'를 이용해 가짜계약서를 만들기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심지어 업체들끼리 이같은 행려자 명단을 돌려 공유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이를 통해 가구당 1000만~2000만원에 이르는 계약촉진금을 빼돌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이처럼 미분양주택 감소의 이면에는 수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물론 제대로 된 계약이 아니라면 언제라도 미분양으로 회귀할 수도 있다.

 정말 문제는 업체들이 마치 분양이 잘된 것처럼 꾸미려는 의도에서 자행되는 허위 신고다. 이런 이유로 정부의 미분양주택 통계의 정확도와 신뢰는 다른 통계치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수치적 한계에 매몰돼 본질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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