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4가지 '불편한 진실']<4>8년만에 최저치 기록한 미분양주택의 '이면'
- 수도권 미분양주택물량, 사상 처음 지방보다 많아
- 올 수도권 신규공급 전년比 39%↑…미분양 늘수도
지난해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주택이 전체의 50%를 넘어서며 1995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까지만 해도 지방 미분양물량이 수도권보다 훨씬 많았으나 역전된 것이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12월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3만3192가구로, 전체의 54.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지방의 미분양주택은 2만7899가구로, 전체의 45.7%를 기록했다.
수도권 미분양주택이 지방보다 많은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사상 처음이다. 수치상으론 수도권 미분양주택이 3만4993가구를 기록했던 1995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다.
이는 전국 미분양주택이 2006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밝힌 국토부 발표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관련자료를 통해 2013년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이 6만1091가구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연도별 상황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도권 미분양주택 상황은 전체적인 시장흐름을 판가름하는 중요 지표로, 정부가 통계의 일각만 부각한 채 현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통계는 이념과 권력에 의해 얼마든지 유리하게 만들어진다"며 "부총리가 직접 나서 '집값 바닥'을 공식 인정할 정도로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토부가 지난해 7·24 부동산 추가조치를 통해 민간기업에 신규주택 공급시기를 늦출 것을 사실상 강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주택공급 축소를 정책으로 추진한 것은 이번 정부가 처음이다.
자금경색을 겪는 건설업계 스스로 '거품빼기'에 돌입한 것도 미분양주택 감소를 거들었다. 건설기업들은 계약금 인하와 중도금 무이자는 물론 분양가 조정 등의 혜택을 통해 수요자들을 유인했다. 심지어 분양가를 30% 안팎 낮춘 사업장도 있다. 일반분양 물량의 임대전환 공급도 미분양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김대성 한국주택협회 정책부장은 "주택업계가 분양가보장제 등 혜택을 통해 미분양 해소에 효과를 봤다"며 "소유권 이전등기가 완료되면 분양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애프터리빙제' 방식이 미분양 수치를 줄이는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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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수도권 공급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미분양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해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20만5000여가구로 전년 대비 4%가량 늘어난다. 이중 수도권은 절반이 넘는 10만3000여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39%나 늘어난 물량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지난해 동탄신도시 등 수도권의 공급물량이 늘면서 미분양 적체가 나타났다"며 "현재 전국 미분양 물량은 가격이 한창 오르던 2006년보다 적은 만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