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는 9차례, LH 오리사옥은 4차례 유찰

지방 이전을 계기로 종전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는 공공기관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이 '대박'을 기록한 반면 유찰을 거듭하는 기관들은 한전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종전부동산은 모두 47개로 다수의 부동산이 유찰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도로공사의 경우 한 차례 유찰을 거친 뒤 최근 성남시 수정구 부지(20만3325㎡)와 건물을 3377억원에 내놨다. 이번에도 거론되는 매수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LH는 분당 오리사옥(3524억원)과 정자사옥(2783억원)을 내놓았지만 팔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리사옥의 경우 벌써 4차례 유찰을 겪었다. 경기도 의왕 한국농어촌공사 본사(2614억원)는 9차례에 걸쳐 매각이 시도됐지만 입찰에 참여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공공기관 부동산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대형 매물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데다 각종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농어촌공사의 경우 부지 대부분이 자연녹지인데 용도 변경은 불투명하다.
이전 기관들은 혁신도시 이전 후 1년 이내에 기존 부동산을 매각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올해 매각해야 하는 곳은 21개에 달한다. 땅이 팔리지 않은 채 이전하는 곳들은 이전비용과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부채를 감축해야 하는 공공기관들로서는 2중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들이 한전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6월 기준 한전의 총 부채는 57조원(개별재무제표 기준). 이번 부지 매각으로 부채를 20% 가까이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대차의 통 큰 투자 덕에 큰 폭의 부채를 감축할 수 있게 된 한전은 그야말로 특이 케이스"라며 "여타 공공기관들은 부동산 매각이 차일피일 지연되면서 이중고를 안고 있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