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우리 해외건설은 새로운 반세기를 개척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저유가, 저성장으로 당장의 해외건설 사업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므로 혁신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업계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최근의 기술 및 사회 트렌드를 감안할 때 해외건설 혁신 및 재도약의 방향성은 융합, 협력, 공유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사회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융합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는데, 해외건설도 관련 기술과 산업을 적극적으로 융합하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을 통해 건설업을 디지털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미 선진 건설·플랜트 업체들은 건물정보모델링(BIM),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구조물 설치 및 운영·관리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인프라 건설과 운영·관리 시스템을 융합하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높은 ICT 역량을 활용하여 도시 인프라를 개발·운영하는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어 많은 신흥국들이 우리의 경험을 본받고 싶어 하므로 해외 진출 잠재력이 매우 크다. 주요 신흥국을 대상으로 정책자문에서부터 기획, 설계, 건설, 운영·관리까지 도시 인프라 개발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스마트 시티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다음으로 건설사업의 가치사슬이 점점 확장되고 있어 개별 기업이 모두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업체 및 산업 간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 지난해 말 한국수출입은행장과 해외건설 기업 CEO가 모인 자리에서 ‘해외건설 수주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으며, 논의과정을 거쳐 조만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수주 플랫폼은 우리 해외건설 업체 간 정보 공유 및 협력에 더해 금융권과의 협업도 활성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공기업,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ICT 업체, 장치·설비 벤더업체 등과의 협력으로 확대되면 ‘대한민국 해외건설(K-Build)’의 집합적 역량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국내외적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슈 중 하나로 공유를 들 수 있다. 기업경영 분야에서는 경쟁이론으로 유명한 마이클 포터 교수와 하버드대 동료 마크 크레이머 교수가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을 제목으로 하는 논문을 게재하면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좁게는 해외 진출을 통해 국내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 우리 건설업체 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상생 등 가치를 공유하는 비즈니스 풍토가 확대되어야 한다. 넓게는 국내적 시각을 뛰어넘어 해외건설 진출을 통해 신흥국의 도시화, 산업화 및 경제발전에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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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우리 업체들이 10개의 외국 정부 혹은 발주기관으로부터 17건의 품질, 지속성, 보건·안전·환경 등 분야 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 가치 공유를 통해 K-Build 브랜드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활동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해외건설이 융합, 협력, 공유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 학계 및 단체가 힘을 합쳐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찾아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