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장마 땐 공 치는데"… 근로단축 속타는 건설업계

[MT리포트]"장마 땐 공 치는데"… 근로단축 속타는 건설업계

박치현 기자
2018.06.28 16:54

[52시간시대-건설업계] 300인 미만 협력사 다수, 적용여부 달라 혼선… 날씨변수 큰데 탄력근무 단위 짧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다. 대형건설사들은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발주처가 요구한 공사 기간을 맞춰야 하는 업종의 특성상 일률적인 근무단축이 어렵다.

여러 협력사들이 동시에 근무하는 건설현장에선 협력사마다 근로시간 단축 적용여부도 들쭉날쭉이다. 당장 제도 시행 전 발주된 공사의 간접비가 늘고 해외수주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의무 적용되는 종업원 300인 이상 종합건설업체는 총 109곳에 달한다.

기존에는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포함해 주6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했지만 이들 업체는 앞으로 근무시간이 주52시간(법정 40시간, 연장 12시간)을 넘을 수 없다.

사무직은 현재도 주52시간 근무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건설 현장이다. 기존에 수주한 공사는 '주68시간'을 기준으로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산정돼있다.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하면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한다. 해외현장은 국내법을 이유로 발주처와의 계약변경이 어려워 문제가 더 심각하다.

종업원수가 다양한 복수의 협력업체들이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만큼 일률적으로 제도를 적용하기가 어렵다. 300인 이상 종합건설사의 사업장이라도 300인 미만인 하도급업체는 주 52시간 의무 적용대상이 아니다. 다만 일용직 노동자도 종업원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주52시간 적용을 받는 업체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형건설사는 주52시간 기준을 맞추기 위해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탄력근무제는 일정기간 동안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되 평균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을 넘지 않게 하는 제도다.

GS건설(19,860원 ▲310 +1.59%)은 국내 현장에선 2주, 해외 현장에선 3개월을 기준으로 탄력근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HDC현대산업개발(21,550원 ▲650 +3.11%)은 현장에 2주 단위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되 일요일은 현장작업을 중지할 예정이다. 롯데건설도 현장근로자에게 2주 기준 탄력근무를 적용한다. SK건설은 현장과 본사 모두 주 5일제로 운영하고 상황에 따라 탄력근무제를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도 제도 시행 전 발주된 공공 공사는 공기를 연장하고 간접비를 증액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처벌을 6개월 유예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선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실제 공사에선 장마나 폭설로 인해 작업을 못하는 일수도 많다"며 "현재 탄력근무제의 단위기간이 최대 2주, 3개월인데 이를 늘리는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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