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거래 막히고 미분양 늘고…울고 싶은 '부울경'

[MT리포트]거래 막히고 미분양 늘고…울고 싶은 '부울경'

신희은 기자
2018.08.27 15:05

[불 꺼진 지방 아파트]부산·울산·경남 상반기 거래급감 1~3위…하반기 전망 더 어두워

“새 집 분양받아 이사 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지금 사는 집이 팔리질 않아요.”

부산 남구에 사는 40대 김모씨는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다. 집을 내놓은 지 6개월이 돼 가지만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내년 입주할 아파트의 잔금을 무사히 치르고 이사하려면 아직 시간 여유가 좀 있지만, 갈수록 집이 안 팔릴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다.

김씨는 “새 아파트가 워낙 많이 지어지는 데다 지방이 침체다, 침체다 하니까 기존 아파트는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다”며 “서울 집값 오른다고 나라에서 부동산 시장을 너무 강하게 규제하는 바람에 지방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한숨쉬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지방 주택시장의 거래침체로 이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경제를 먹여 살리는 조선업마저 무너진 울산과 부산, 경남 지역은 기존 주택은 물론 신축 아파트, 청약시장까지 싸늘하게 식었다.

부산, 울산, 경남은 올 들어 전국에서 거래절벽이 가장 심각한 지역 1~3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울산의 주택 매매량은 6133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 2만7543건으로 30.2% 줄었고 경남은 1만9500건으로 25.1%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서울의 주택 매매량이 1.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온도차가 극명하다.

한때 투기수요가 집중되며 과열 양상을 보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던 부산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부산 진구는 기존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이 수천만원 일제히 하락하면서 전국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국토부에 지정 해제를 요청했다.

진구 소재 부동산 중개업자는 “서울 강남 부럽지 않게 오른 해운대구 아파트들도 올 들어 수천만원씩 떨어졌는데 다른 구는 더하지 않겠냐”며 “매물을 보러 오는 발길이 뚝 끊겨 집을 팔고 갈아타야 하는 실수요자들도 발이 묶였다”고 말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도 늘고 있다. 경남 지역에는 올 8~10월에만 4289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한 물량보다 1000가구 많은 것으로 미분양 적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같은 기간 부산에도 지난해보다 3000가구 늘어난 9309가구가 쏟아진다.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둡다.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고, 올 4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수요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원은 “정부 규제가 다주택자에 집중되면서 이들이 지방 보유 주택을 먼저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금리인상까지 현실화하면 지방 시장은 갈수록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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