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수기 앞둔 건설업 '인력대란'… 대책 마련을

[기고]성수기 앞둔 건설업 '인력대란'… 대책 마련을

김관수 대한건설협회 회원본부장
2019.02.25 05:50

저출산과 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2014년 2만여명이던 외국인 건설 노동자가 2017년에는 5만5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우리가 단순노무에 한해 외국인 인력을 도입하고 일정기간 후 귀국시키는 것과 달리 일본은 자국민 일자리와 조화를 이루게 한 점이 눈에 띈다.

 

국내 건설현장은 기능인력 부족으로 몸서리를 앓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청년층 유입 부족이 근본 원인이지만 뾰족한 대책 없이 처벌 일변도로 외국인 불법 취업만 단속하다 보니 현장의 인력부족은 악화일로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등 이미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데다 귀하게 자란 젊은층은 3D업종으로 꼽히는 건설현장을 기피한다. 이런 가운데 건설현장을 내국인으로만 채울 수 있을까.

 

국내 현장근로자 중 40대 이상 비중은 2000년 58.8%에서 2017년 83.5%로 24.7%포인트(p)나 급등, 고령화와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상적인 해결안은 국내 인력을 양성해 많은 청년층이 건설기능인의 길을 택하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현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돌아가고, 당장 공기에 쫓기는데 이상론만 펼치기엔 상황이 너무 긴박하다.

 

오지에 있는 사회간접자본 건설현장과 고소작업이 많은 골조현장, 발파 등 위험작업을 장시간 수행해야 하는 터널 같은 곳은 내국인 근로자의 기피현상이 더 심하다. 이에 인력난이 심해 공기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 노동 강도가 센 형틀목공, 철근공, 콘크리트공 등도 내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 없어 외국인 근로자에게 의존한다.

 

근로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건설현장은 국내 인력으로 채우되 내국인이 기피하는 곳과 직종은 합법적인 외국 인력을 활용하면서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유입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대한건설협회가 한국이민학회에 의뢰해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력을 다 고용하고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력 6만7000명을 전부 고용해도 2018~2022년까지 9만5000명의 인력이 부족하다.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종사하는 직종은 형틀목공과 철근공으로 각각 전체 기능공의 33.8%와 31.3%를 차지해 힘을 써야 하는 직종에서 외국 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외국 인력의 불법 체류·취업 단속과 함께 고용허가제와 방문취업동포 쿼터 확대, 외국인 인력 고용정책의 합리적 개선이 시급하다.

 

우선 외국인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공사조건의 하나인 잔여 공사기간 요건부터 6개월에서 3개월로 완화하고 동일업체 현장간 이동을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 직접 외국인 인력을 고용한 전문공사 중 공기가 6개월 이상인 공사는 전체의 19.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불법체류·취업현장이 적발된 건설기업은 2~3년간 전체 공사현장에 대해 ‘외국인 고용제한’ 처분을 받는데 개선이 시급하다. 배치 기준은 현장 단위인데 처벌 기준은 업체 단위로 돼 있어 처벌단위를 현장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방문취업동포의 건설업 취업인정 쿼터 확대도 절실하다. 단순업무에만 취업할 수 있는 방문취업종사자가 국가공인 자격증 취득 시 전문기능 인력으로 취업할 수 있는 재외동포 비자를 건설부문에도 허용해야 한다. 불법인력을 관리 가능한 ‘합법적’ 인력으로 대체하고 내국인력 양성, 청년층 유입촉진으로 내외국 인력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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