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2차 팔고·현대7차 샀더니 중개보수 1억..곳곳서 '불만'

압구정 현대2차 팔고·현대7차 샀더니 중개보수 1억..곳곳서 '불만'

권화순 기자
2021.08.09 16:50

[MT리포트]뜨거운 감자, 중개수수료②

[편집자주] 정부와 중개업계가 부동산 중개보수 개편을 이달내 결론 짓는다. 2014년 이후 7년만의 손질이다. 오른 집값 때문에 중개보수도 덩달아 뛰면서 여론은 낮춰야 한다는 쪽이다. 하지만 수익이 줄 수 있는 중개업계는 마냥 동의하기 어렵다. 이참에 중개서비스 산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강자 직방의 중개업 진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다. 중개보수를 둘러싼 이슈를 살펴봤다.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러다가 중개보수(중개수수료) 1억원 시대가 오는 거 아닌가요?"

지난 4월 80억원 신고가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7차 아파트 중개보수를 두고 나온 말이다. 재건축 조합 설립 직전에 이뤄진 전용 245.2㎡의 실거래 가격은 80억원으로 평당 1억원을 웃돌아 화제가 됐다. 역대급 거래금액에 중개보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알려진 이 아파트의 중개보수는 7920만원으로 8000만원에 육박했다. 9억원 이상 매매거래에 적용되는 중개보수 최고 요율 0.09%에 부가세를 추가할 경우 나오는 비용이다.

현대7차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은 인근 현대2차 전용 160.29㎡를 신고가에 매도하기도 했다. 작은 평수에서 큰 평수로 갈아탄 것이다.

현대2차 거래금액은 42억5000만원으로 매도한 사람이 낸 중개보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수한 사람 기준으론 5375만원의 중개보수를 낸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했다. 역시 최고요율 0.9%에 부가세를 포함해서다. 만약 현대2차를 팔고 현대7차를 산 사람이 추정한 금액대로 중개보수를 다 냈다면 7920만원에 5375만원을 더해 1억3295만원으로 중개보수만 1억원이 훌쩍 넘게 된다.

압구정 현대2차 5375만원+현대7차 7920만원=중개보수 총 1억3295만원.. 1억원 훌쩍 웃돌아

압구정 현대 아파트 중개보수는 '극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뛰어 오르면서 '중개보수 1000만원' 시대가 열린 것은 사실이다. KB부동산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금액은 11억 5751만원이다. 시세 12억원 아파트 거래를 했다면 최고요율 적용시 중개보수를 1000만원을 내야 한다. 모든 중개사가 최고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같이 '매물'이 귀한 시점에선 중개보수도 ''부르는 게 값'이 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이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중개업소에서 매물 확보를 위해서 매도자에게는 낮은 중개보수를 받고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높은 중개보수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매수자가 더 많은 중개보수를 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중개보수는 중개사와 매수·매도인 간 '협의요율'로 정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최고 요율을 적용하는 9억원 이상 매매거래를 예로 들면 '0.9% 이내에서 협의' 하도록 돼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중개보수를 받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중개보수 제도의 특징이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은 매도인이 중개보수를 내고, 독일과 일본은 매도인과 매수인 중에서 한 사람이 쌍방합의에 따라 중개보수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양쪽에서 다 중개보수를 내기 때문에 각각이 부담하는 중개보수 평균 금액은 다른 나라 대비 낮은 편이다.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중개보수 더 내야 하는 현실..권익위는 "집만 보여줘도 수고비 줘야" 문제제기

매매와 전세시장의 중개보수 '역전' 현상도 이번에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매매의 경우 거래금액에 따라 0.4~0.9%를 적용하고 있고 전세는 보증금 규모에 따라 0.3~0.8%를 적용한다. 최고요율 0.8%를 적용하는 고가 전세계약 기준은 6억원 이상이다. 그런데 최근엔 전세보증금이 크게 오르면서 최고요율을 적용하는 고가 전세 비중이 늘고 있다. 매매가격 6억원~9억원의 중개보수가 0.5%인데 6억원 이상 고가전세 중개보수는 0.8%여서 세입자가 집주인보다 중개보수를 더 내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가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매매가격이 급등해 중개보수가 자연스럽게 늘었는데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공인중개사가 추가로 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반면 공인중개업계에선 "중개보수는 일종의 성공보수"라고 반박한다. 한건의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 많게는 수십차례 같은 집을 소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가 실패하면 남는게 없다.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매매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집을 보여줬다면 수고비 차원의 일정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다"며 일종의 '발품비' 문제를 꺼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이사나 도배업체를 소개해 준다거나 대출을 얼마 정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봐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마치 집만 보여주고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것 처럼 알려져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최고요율 0.9%를 다 받는 중개업소도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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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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