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반값아파트'가 온다 ①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2년을 마지막으로 반값아파트는 더이상 공급되지 않았다. 당시 서울 강남에서 분양한 반값아파트는 모집가구수를 다 채웠지만 수도권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했다. 저렴한 가격의 유혹에도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반값아파트는 실패한 정책이란 꼬리표를 달고 사라졌지만 이후에도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이었다.
그리고 올해 반값아파트 시즌 2가 시작된다. 시장에서 사라진지 10년 만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빠르면 오는 6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신혼희망타운 부지에 수백가구 정도의 반값아파트 공급을 준비 중이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4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고덕강일지구 내 대표 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의 동일 면적이 올해 11억~14억원대에 실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반값을 넘어 3분의 1 안팎 수준이다. 다만 건물은 분양자의 소유지만 토지는 임대해 사용하기 때문에 매월 30만원 안팎의 토지임대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

고덕강일지구는 애초 신혼희망타운이 계획돼 있어 SH는 국토교통부에 지구계획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계획변경을 해도 문제가 없는 지 등 관련 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토지임대부주택이 공공자가형이기 때문에 SH와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시도를 하는데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SH는 서울시에도 이번 주중 주택건설사업계획변경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유관 부서 간 협의에 따라 일정 차이는 있겠지만 SH는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에 고덕강일 반값아파트 사전예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덕강일지구 이후에는 마곡, 위례 등 SH가 보유한 부지에서 반값아파트가 나온다. SH는 전용 59㎡ 기준으로 서울 강북권은 3억원, 강남권은 5억원에 분양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시의 계획과 별개로 윤석열 정부도 반값아파트를 준비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반값아파트가 연속성을 갖고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윤 당선인의 공약인 신혼부부·청년 대상 역세권 첫집 20만가구도 '반값아파트' 형태로 공급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도심주택공급실행 태스크포스(TF)는 첫 회의에서 역세권 첫집과 청년원가주택부터 논의했다. 그만큼 속도감 있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역세권 첫집 공급 방식은 크게 민간개발연계형과 국공유지활용형 두 가지다. 민간개발연계형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용적률을 300%에서 500%로 높이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분양주택으로 기부채납해 반값으로 분양한다. 국공유지활용형은 역세권에 위치한 철도차량기지, 공영주차장 등의 상부를 복합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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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반값아파트가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던 원인을 반영한 제도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10년에 달하는 전매제한 기간, 과도한 시세차익 환수 규정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전매제한 기간은 줄이고 시세차익의 상당 부분을 수분양자가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윤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시세차익의 30%는 회수하고 70%는 돌려주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반값아파트의 성공여부는 부지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울 등 수도권 주된 입지 뿐 아니라 특히 역세권은 국공유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민간사업에 기대야하는 한계가 있다. 민간사업에 기대는 비중이 클수록 공급 물량의 변동성도 커진다. 공급 규모가 작으면 혜택을 본 계층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