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엔드 주택은 일부 시장에 국한될 수밖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가성비 중심의 실수요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겁니다."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만난 강경민 극동건설 대표(사진)는 "주택시장이 투자 중심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시장은 '양분화' 상태다. 초고가 하이엔드 주택은 제한된 수요층에 머무는 반면 대다수 수요는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실수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극동건설이 고급화 경쟁 대신 '가성비 주택'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이다.
강 대표가 말하는 가성비는 단순한 저가 주택이 아니다. 불필요한 고급 마감재와 과도한 설계를 줄이고 실제 거주에 필요한 기능과 품질에 집중해 효용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그는 "주택을 자산이 아닌 소비재로 보면 핵심은 가격 대비 효용"이라며 "실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 상품 공급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업 전략의 축도 '시공'에서 '기획'으로 이동했다. 강 대표는 "지어놓고 파는 시대는 끝났다"며 "팔릴 상품을 먼저 설계하는 디벨로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타깃은 1000가구 이하 중소형 정비사업이다. 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단지, 병원 인접 단지 등 명확한 콘셉트가 경쟁력"이라며 "중견사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극동건설은 올해 3월 서울 동작구 '극동강변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했다. 9호선 노들역 인근 초역세권 입지에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다.
내부 체질 개선도 병행 중이다. 외주 중심 구조를 줄이고 직영 비중을 확대해 공정 관리와 원가 통제력을 강화했다. 남광토건과 함께 AX팀(인공지능 전환팀)을 신설해 피지컬 AI 도입 등 생산성 혁신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강 대표는 5년 내 10대 건설사 진입이라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현재 건축 부문을 확대·강화해 5년 내인 2030년 이전 건축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극동건설, 남광토건, 금광기업 등 그룹 내 3개 건설사 합산 기준 10대 건설사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브랜드 전략도 재편한다. 그룹 내 건설사들이 각각 운영해온 '스타클래스', '하우스토리', '베네스타' 브랜드를 기능별로 재정비한다. 공동주택은 '하우스토리', 주상복합 등 일반 건축은 '스타클래스', 모듈러 등 특화 주택은 '베네스타'로 구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세 브랜드를 아우르는 통합 콘셉트 'The K-house'를 도입한다. 건식 공법과 가변형 구조, 구독형 주거 서비스를 결합한 모델로 내년 창립 80주년에 맞춰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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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기업형 임대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전세사기 이후 월세 중심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는 흐름을 반영한 전략이다. 강 대표는 "국내 임대시장은 개인 임대 비중이 90%에 달한다"며 "기업형 임대 확대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폭풍전야'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쟁, 금리, 정책, AI가 동시에 작용하며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는 시기"라며 "단순 시공이 아닌 디벨로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대표는
1970년생으로 1997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IPARK현대산업개발 도시정비부문장을 지냈다. 이후 2025년 남광토건 부사장을 거쳐 2026년 극동건설 건축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