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와 SRT가 시범 중련운행(두 열차를 하나로 이어 운행하는 것)을 선보이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 광주에 위치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호남철도차량정비단(호남단)을 찾았다.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때 이른 더위에 안전모 안으로 땀이 맺히는 날씨였지만 시범운행을 하루 앞두고 호남단에서는 묘한 긴장감과 서늘함이 느껴졌다.
호남단은 고속철도 차량 유지보수 전용 기지로,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속철도 차량인 KTX-산천, SRT의 경정비와 중정비를 맡는 곳이다. 중련은 좌석수 증가로 KTX와 SRT 통합운행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핵심 열쇠로 꼽힌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5일 시범운행을 앞두고 "이번 시범 중련운행은 교차운행에 이어 고속철도 통합운영을 한 단계 진전시키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이때 중련을 위한 핵심 부품이 '자동연결기'로, 전국 5개 철도차량정비단(△수도권 △대전 △부산 △호남 △시흥) 중 자동연결기를 분해해 정비하고 성능시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호남단이다. 호남단으로 들어선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정비중인 차량과 선로들로 가득찬 거대한 규모가 눈에 들어왔다. 호남단 면적은 축구장 37개 규모(약 26만6000㎡)에 맞먹고 호남단 내 선로 길이를 모두 더하면 21.4㎞로 이는 서울역에서 안양역까지 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호남단 한켠에 위치한 자동연결기 작업장에서는 한창 자동연결기를 정비중이었다. 작업장으로 향하자 길이 약 2m에 무게 약 995㎏에 달하는 자동연결기가 보였다. 묵직한 장비였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410석 규모의 열차들을 잇는 무거운 역할에 비해서는 비교적 단순해 보였다. 그만큼 안정성과 정확성이 중요한 부품으로 느껴졌다.
자동연결기 정비 작업자들은 디지털 모니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매뉴얼을 확인해 가며 인적오류를 최소화 하고 있었다. 자동연결기는 헤드와 몸체로 구성되는데, 헤드는 300만㎞ 운행시마다, 몸체는 15년마다 분해정비를 하고 있다. 조립체 분해정비 공정에는 16일이 소요되는데 헤드와 몸체 정비에 각각 7일, 9일 정도가 걸린다.
이날 호남단에서는 KTX-산천(원강)과 SRT 열차의 중련 시범도 미리 볼 수 있었다. SRT 열차 앞부분의 해치가 열리고 자동연결기가 나오면서 시작된 중련은 1분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대기와 이동 등을 뺀 실제 연결 과정은 연결기끼리 접합되면서 순식간에 끝났다. 이렇게 두 열차가 물리적으로 접합되면 앞 열차 운전자가 보는 화면에 2개의 열차가 동시에 보여지면서 중련열차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코레일은 시범을 보인 최신 KTX-산천 차종을 다른 차량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통합 소프트웨어를 지난 10월 개발했다. 시험을 거친 후 지난달 30일에는 KTX-산천 계열 70개 편성에 적용 완료했으며 안정화 시운전을 하는 중이다. 코레일과 에스알은 지난 15일부터 경부선과 호남선 구간에서 시범 중련운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차선 증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더 많은 고객을 실어나르는 현실적 대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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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관계자는 "KTX-산천과 SRT가 중련운행 하게 되면 각 410석으로 구성돼 있어 820석으로 운행하는 효과가 있다"며 "시범 중련운행으로 주당 총 2206석의 좌석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