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 휴게소 계약과정에서 중간 운영업체가 사라진다. 정부는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 바가지 지적이 이어지던 식음료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서비스 수준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올해 8개 휴게소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약 100곳으로 새 운영체계가 확대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휴게소의 독과점 구조와 비싼 음식값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휴게소가 맛이 없는데 왜 이리 비싸냐. 알고 보니 몇 단계 거치면서 중간중간 임대료, 수수료를 떼는 게 절반이더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권을 민간 운영업체에 맡기고 운영업체가 다시 음식점과 편의점 등을 입점시키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입점업체는 매출의 평균 33%, 많게는 51%를 운영업체 수수료로 지출해야 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다단계 구조가 비싼 음식값과 서비스 저하의 원인이라고 보고 중간 운영업체를 없애기로 했다.
앞으로는 민간 운영업체가 사라지고 대신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입점업체 임대료는 매출 대비 8~9% 수준으로 낮아진다. 아울러 편의점 24시간 운영과 1+1 할인, 통신사 포인트 적립, 전문 외식 브랜드 입점 등 이용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평균 4800원 수준인 휴게소 아메리카노는 실속형 커피 브랜드 유치를 통해 2000원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다만 공공관리회사의 구체적인 형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국가가 직접 출자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고 도로공사 자회사가 될 수도 있다"며 "재정 당국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9월 안에는 방침을 확정하고 입법과 예산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 차관은 또 "내년에는 계약이 종료되거나 운영평가 등을 통해 교체되는 휴게소를 포함해 약 100곳을 공공관리회사 체계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계약 기간 등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전체 휴게소의 80~90% 정도가 새로운 운영체계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입찰 방식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도로공사에 얼마나 많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었지만 앞으로는 음식 가격과 품질, 서비스, 24시간 운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입점업체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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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차관은 "수수료가 낮아진다고 모든 음식 가격을 일률적으로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이거나 양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휴게소 운영을 둘러싼 이권 구조도 손질한다. 도로공사 현직자와 퇴직 후 3년 이내 직원, 배우자와 직계가족은 휴게소 입점 입찰에서 배제된다.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와 자회사도 휴게소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운영 중인 휴게소 6곳은 오는 9월까지 매각을 추진한다. 도성회 자회사의 입찰 비위 의혹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탈세 의혹과 관련, 국세청에 세무조사도 의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