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해 세 부담을 강화했던 8·3 세제개편안을 한 달 만에 상당 부분 되돌렸다. 다만 실제 세 부담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달라지지 않은 만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당초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최종 확정했다.
특례를 신청하지 않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역시 당초 비거주자에 한해 기본공제액을 각각 4억원으로 낮출 계획이었으나 6억원으로 다소 완화했다. 부부 공동명의 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9억원이다. 직전 연도 재산세와 종부세 합계액의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세 부담 상한도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차등화하겠다는 취지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직장·교육·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살지 못하는 실수요자까지 투기 수요로 취급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같은 비판에 대응해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 예외 사유를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세제개편안을 보완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결국 세 부담 차등을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가 비거주 단독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와 세 부담 상한을 현행 수준으로 되돌린 데 대해 급격한 세 부담 증가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랩장은 "1주택자는 다주택자보다 투기적 성향이 약한데도 비거주만을 이유로 세 부담을 크게 늘리는 데 대한 비판을 반영한 현실적인 타협안"이라며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큰 틀과 거주자 우대는 유지하면서 비거주자의 불편을 일부 보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이유로 한 급매 출회 압력이 다소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세제뿐 아니라 지역별 가격 격차와 집값 상승 기대에서 비롯된 만큼 세 부담이 완화된 상황에서 기존 보유자가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세제개편안 수정안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20억~30억원대 아파트 보유자는 일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보유세 절감액이 시장의 의사결정을 바꿀 정도로 크지는 않다"며 "비거주 예외 범위에 대한 개선이 없어 장기적인 세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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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수정 이후에도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상생임대인 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매도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세제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주택 처분 시한이 2027년 말로 정해진 만큼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매물이 단계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실제 세 부담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유지돼 체감되는 완화 폭은 제한적"이라며 "추가 완화를 기대해 매도를 늦추는 집주인과 정부안 확정 이후 급매물 출회를 기다리는 매수자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매수·매도자 간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