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기 신도시 사업기간 단축이어 후속 절차 개선
협의 장기화 때 조기착수·퇴거 불이행 대응안 등 검토
모듈러주택, 안정적 물량확보로 단가 절감 구조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3기 신도시 토지보상과 수용절차를 앞당기라고 주문하면서 정부가 추가 제도개선 방안 검토에 나선다. 협의보상 기간을 줄이는 기존 대책에 더해 보상 이후 퇴거 지연과 지장물 철거로 공사가 늦어지는 문제까지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토지보상 및 수용절차를 단축할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인천 계양 3기 신도시 현장을 찾아 토지보상 협의가 한두 차례 이뤄진 뒤에도 진전이 없으면 수용절차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보상금을 받고도 퇴거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도 주문했다.
이번 지시는 정부가 8·13 주택공급 대책에서 제시한 사업기간 단축방안을 보완하는 성격이다. 당시 정부는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고 보상·이주·명도 기간도 44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LH의 관행적인 협의보상 기간 역시 60일에서 30일로 줄이기로 했다. 토지보상 관련 법령상 협의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최소 30일을 확보하게 돼 있는 만큼 법정기간 자체를 줄이기보다는 LH의 협의보상 기간을 단축해 착공시점을 앞당기는 형태다.
정부는 기존 대책에 더해 협의가 장기화할 경우 수용절차에 조기에 착수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만큼 추가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보상기간을 이미 여러 차례 줄여온 만큼 추가 단축방안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보상과 수용절차 단축에 나서는 것은 공급대책의 성패가 발표물량뿐 아니라 실제 사업진행 속도에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공공주택은 후보지 발표 이후 토지확보와 보상, 이주, 지장물 철거 등을 거쳐야 착공할 수 있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 착공일정이 밀리고 입주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정부는 보상 단계부터 사업지연 요인을 줄여 계획한 주택공급을 실제 입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전일 모듈러주택 '장기 공급계약'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일 신도시를 방문해 태양광사업을 예로 들며 장기 공급계약을 통한 모듈러주택 시장 확대를 주문했다. 당장은 생산물량이 적어 단가가 높지만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모듈러주택은 주요 구조부를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장생산과 기초공사를 병행해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보다 공기를 20~30% 단축할 수 있으나 공사비는 약 30%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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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화 움직임도 지지부진하다. 모듈러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당 주택 공장제작에 맞는 설계·감리기준과 인증체계를 마련해야 하지만 관련 입법은 10개월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때부터 모듈러주택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지난해 3월에는 경북 안동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이재민 주거 지원에 모듈러주택 투입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는 앞서 8·13 대책에서 2027~2030년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를 1만2000가구에서 2만가구로 늘리고 초과 공사비의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LH의 의왕 초평 22층·381가구 등 고층 공동주택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거론한 계약방식을 실제 발주계획으로 구체화하고 업종간 이견을 좁히는 것이 과제"라면서 "안정적인 물량확보로 생산단가를 낮추는 구조가 자리잡아야 공기 단축의 장점이 입주시기를 앞당기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