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오전, 모 언론에서 보도한 기사 때문에 신한은행이 북새통으로 변했다. 신한은행이 대부업체들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영업자금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사실과는 약간 다른 기사였다.
대부업체들은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에 기존 대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쓴다. 이를 자산유동화대출(ABL)이라고 한다. 신한은행은 대출을 취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사무업무만 위탁받고 있었는데 이런 사실이 와전된 것이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온 종일 시달렸다. 기자들의 확인전화가 이어졌고, 일선 영업점에서는 일부 고객들의 항의에 곤혹스런 하루를 보내야 했다. 민노당에서는 "은행이 고리대금업자의 전주노릇을 하고 있다"며 성명서까지 냈을 정도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일은 해프닝으로 마감됐지만 현장을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은 대부업과 그 고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민보다는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치우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대부업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높은 대출금리, 강도높은 채권추심, 불법업체 성행 등 3가지 요소에서 생긴 것이다. 셋 모두 문제지만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대출금리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현재 합법업체는 연리 66%, 불법업체는 연 수백% 이자를 받고 있어 서민부담이 심각하다. 그렇다면 합법업체만이라도 금리인하 여지가 있는지 필요한 제도적인 장치는 무엇인지 먼저 모색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금조달 양성화라고 지적한다. 대부업체의 자금원가를 낮추고 혜택을 서민고객들에 이전해야 사회적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에서 대부업금리가 연29%까지 낮아진 것도 은행과의 연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원활해진 이유가 크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대부업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근묵자흑(近墨者墨)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때문에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고 개선이 늦어지는 것이다. 대부업체가 밉다고 해도 서민과의 관계를 끊기는 어렵다. 미운 놈에게 떡 하나 줘서 서민들의 짐이 덜어진다면 비난받을 일은 아닌 듯 싶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깊은 고민이 이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