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대전 북부경찰서가 100여대 대포차를 유통한 자동차 매매상가 관계자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2005년 11월부터 이전등록이 합법적으로 되지 않은 속칭 '대포차'를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1년6개월 남짓한 기간에 취한 부당이득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 유통업계는 이 사건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이런 불법매매는 적발은 물론 혐의를 밝혀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현행 '자동차등록규칙'이 허술하게 운영된다는 데 있다.
자동차등록규칙은 자동차를 소유하는 데 필요한 신규 등록과 그 이후 발생하는 변경, 이전 및 말소등록 등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본규칙 제33조에는 이전등록신청서, 자동차 양도증명서, 자동차등록증 등의 구비서류들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양도인의 인감증명서 관련 조항에 문제가 있다.
자동차 양도인의 인감증명서는 자동차 매매계약서상 날인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서류임에도 불구하고 행정편의상 징구를 면제하는 경우가 있다. 면제대상은 자동차 경매업자와 매매업자인데, 주로 문제는 후자에게서 발생한다.
10여 곳에 불과한 자동차 경매업자의 경우 허가제로 운영되는 데다 자동차관리법상의 시설기준과 인력기준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자동차경매장 개설 및 운영 법규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 등 자격 유지 요건을 엄격히 운영하고 있어 자동차 불법매매가 발생하기 힘든 구조다.
반면 4000곳에 달하는 자동차 매매업자는 어떠한가. 경매업자와는 대조적으로 어느 법규에도 자동차 매매상 설립에 대한 기준을 규정한 바 없으며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기는 상황이다. 특히 소규모 다수업체가 영업을 하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고 법규를 위반해도 눈에 띄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영세한 규모의 자동차 매매업자가 차량을 불법매매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 중고자동차 브로커 등과 함께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관련서류와 인감도장을 위조하는 것. 자동차등록규칙에 양도인의 인감증명서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손쉽게 매매계약서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편의를 위해 개정한 자동차등록규칙이 오히려 자동차 사기매매를 부추기는 꼴이 된 셈이다.
건설교통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 자동차 이전등록 신청을 접수하며 자동차등록증, 주민등록증 등으로 자동차의 최종 소유자를 확인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 매매사업자 대부분이 영세하고 수익성도 안정적이지 못한데다 자동차 매매업 종사자에 대한 교육도 허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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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매매 양도자의 인감증명서를 생략한 것은 거래행위에 신뢰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이나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행정편의로 애꿎은 시민과 업계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등록규칙 개정 논의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