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알아주지 못할 때만큼 답답할 때도 없다. 선의의 손길 위에 의혹의 눈초리가 꽂힐 때처럼 억울할 때도 없다.
아마 진동수 금융위원장의 심경이 그럴 듯 하다. 진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저신용자 지원을 위한 '미소금융' 때문이다.
서민을 지원하는 대책인데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대표적인 게 재원 마련 방식을 향한 질타다. '기업 팔 비틀기' '관치금융' '준조세 부활' 등 예상보다 비판 수위가 강했다. "군사 정권으로의 회귀"라는 말까지 나왔다.
진 위원장은 "기업이 미소 금융 사업에 공감했다"고 누차 설명했지만 비판의 벽을 뚫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반복되는 답변 속에서 짜증도 묻어났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위는 몇 달간 머리를 싸매고 '미소 금융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복지'와 '금융' 사이의 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러 시나리오를 맞추며 계획을 촘촘히 세웠다.
재정 대신 기부로 방향을 세우고 연 2조원을 기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매년 1000억 원씩 출연 받는 방식은 그럴 듯 했다.
금융회사에서 별도로 돈을 받는 대신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다. 이런 야심작이었기에 느끼는 서운함은 더 컸을 법하다.
하지만 금융위의 '자율 참여'란 말 한마디에 '자율적'으로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과 금융회사의 서운함에 비할 바 못 된다.
정부는 미소금융의 '후원자'라고 자처하지만 실제론 '주관자'이자 '조정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정부에 비판이 쏠리는 이유다.
마이크로 크레딧(소액금융)과 스마일(Smile) 등 여러 의미를 담은 '미소(美少)'는 아름답다. 꼭 필요한 정책이다. 다만 미소가 채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썩소(썩은 미소)'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비판을 칭찬으로, 걱정을 기우로 만드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