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상인 가맹점 수수료 논란, 오해와 진실

영세상인 가맹점 수수료 논란, 오해와 진실

오수현 기자
2009.12.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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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가맹점 수수료율 책정에 있어 재래시장 상인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강조한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해마다 반복되는 영세상인 수수료율 논란에 상당한 오해가 자리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는 억울=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1만원 단위로 적용되는 곳(백화점)과 동전 단위로 적용되는 곳(재래시장)의 (가맹점 수수료율 책정) 기준이 같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영세상인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에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한 재래시장 상인대표가 "카드사들이 재래시장에서 2.4~3.0%까지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올 1월 기존 3.5% 수준이던 재래시장 가맹점 수수료율을 2.0~2.2%로 대폭 인하한 터라 상당히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국에선 카드사와 가맹점 간 계약 내용을 확보하고 있어 수수료율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면서 "보유하고 있는 내용과 비교했을 때 전날 상인대표의 발언은 과장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이같은 가맹점 수수료율 논란이 상당 부분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재래시장 점포 18만6000점에서 발생한 매출 중 카드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1%에 불과했다. 민간소비결제에서 카드결제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52.4%(9월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재래시장 내 카드결제율은 현저히 낮은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래시장이 어려운건 가맹점수수료 부담보단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시장골목까지 진출한 때문"이라며 "수수료 논란이 반복되는 데는 재래시장 내 대형점포 상인들의 '잇속 챙기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고민=전날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고민에 빠진 곳은 카드업계 뿐만이 아니다. 금융당국에서도 "무조건 백화점보다 재래시장의 수수료율을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경제논리에 맞지 않고 우리의 카드수수료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도 잘 알지만 영세 상인들을 위한 배려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난해한' 주문에 '절묘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미 수수료율이 많이 내렸는데 전날 상인대표의 주장으로 숙제가 생겼다"면서 "상한제를 둘 순 없고 체크카드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법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전 가맹점에 걸쳐 2.0~2.2% 수준으로, 영세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한제라는 강수를 두기도 힘들다.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데다, 이미 중소가맹점에 한해 수수료율 상한제를 두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업계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카드업계가 최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까지 낮춘 터라 더이상 '희생'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도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고민은 이같은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영세상인들이 체감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재래시장에서 카드결제 비중이 20%를 밑돌고 있어 연매출이 1억원에 이르는 상점이라고 해도 수수료율 인하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설령 영세상인에 대한 수수료율을 1%포인트 대폭 인하한다 하더라도 수수료는 최대 월 1만6000원 가량 줄어드는 효과밖에 나지 않는다"면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결국 정서적 해법 이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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