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경제올림피아드]
4. 쇠붙이에게 물어볼까
쇠붙이만큼 입 무겁고 인내심 많고 충직한 벗은 아직껏 보지 못했다. 수천도의 용광로에서 성찰하는 자세는 태양보다 갸륵하고 생명보다 진지하다. 나의 가족을 먹여주고 재워주는 보석 같은 참 보석인 벗이 예뻐 죽겠다. 말하고 듣고 보지는 못하지만 벗은 사람처럼 주민등록증을 지니고 있다. 주민등록증에는 온통 수치로 채워져 있다. 눈곱만큼도 가릴 것이 없는 지혜를 쇠붙이에서 배운다. 쇠붙이만큼 아름다운 벗은 이 세상에 없다. 벗은 화가 난 용광로에서 멱을 감고 변질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을 때, 반반한 쇠붙이 하나가 손을 번쩍 들고 벗에게 질문을 하였다. 쇠붙이가 무엇이래요? 쇠붙이는 우리 선생님! 가마솥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옛 고향이 가물가물 걸어 나온다. 은 전 한 닢, 백 동 한 닢 기웃기웃 티끌 모아 태산이란다. 쇠붙이는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깝죽대는 법은 없다. 그래도 쇠붙이는 우리에게 겸손하게 순종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내수경기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설이 세계 경기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도 그 영향권 안에 있다. 그 여파로 공공요금은 물론이거니와 생활필수품까지 가격이 뛰었다. 환율상승에 내수 침체는 검정 비명을 토하며 불안하다.
며칠 전 거래처로부터 원자재 공급에 대한 문의가 있었는데 물론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은 Cobalt Alloy인 L605란 금속이다. 중요한 제품 생산라인에 당장 사용해야할 급한 물건이란다. 주문조건에는 가격 경쟁력, 품질도 좋아야 하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납기였다. 액수와 물량에 관계없이 점점 수주경쟁이 치열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반드시 주문을 받아내야만 하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주문에 대한 욕심 때문에 납기를 맞춰줄 수 없는데도 주문을 받는다면 큰 낭패를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섣불리 주문을 받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루만 기다려 달라"는 말에 거래처 사장은 다음 주까지 납품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납기만 보장한다면 지금 바로 주문을 하겠다는 것이다. 요구하는 납품일이 8일이다. 원자재 재고가 있을 때를 가정하더라도 국내에 들러오려면 최소한 2주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원자재를 픽업하고 검사하고 선적서류 작성하고 Air카고 잡고 그리고 통관해서 납품하여 검사까지 완료되어 이상이 없을 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재수가 없으면 통관 무작위 검사품목에 걸려 통관이 지연되기도 한다.
오늘 밤 미국 파트너에게 확인을 받아 내일 아침에 공급 여부를 알려드리겠다며 좀 기다려달라고 하였다. 자정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 보니 새벽 2시였다. 미국 공급선에 전화를 걸었다. 사정이야기를 하고 주문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공급자측 답변은 오늘 중으로 주문을 넣으면 다음 주 중에 선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희망적인 답변이었다. 촉박한 시간다툼에 눈치코치도 없이 거래처 사장께 핸드폰을 걸었다. 신호음이 한참 들린 후 잠에 취한 남자목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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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밤늦게 송구합니다." "지금 발주를 하시면 원하는 납기를 맞출 수 있답니다." "그래요! 그럼 주문 내시고 내일 다시 통화합시다."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다시 미국 공급선에 우선 구두로 발주를 내리고 내일 아침 주문서는 메일로 송부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불황에 어쩌거나 한 건 했다. 무심결에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끔 훔쳐보았다. 새벽 3시였다. 아무리 주문도 좋지만 새벽에 전화를 건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상대방에게 결례였다. 그래도 어찌하랴 주문을 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노라고 능청스럽게 변명을 하고 있으니…. 이것이 결례였는지 다시 한 번 쇠붙이한테 물어볼 요량이다. 원자재는 벌써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통관 중에 있다.
5. 이제는 희망만 이야기하자
매스컴에서는 연일 실물경제가 나쁘다면서 불안과 공포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제목도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는 선정적인 용어들이다. '무너지는 자영업 비상구가 없다' '희망이 무너진다' '폐업속출…. 눈물의 땡처리 봇물' '자영업자 2개월 새 42만 명 도산· 폐업' 등 불안과 좌절감만 보이는 듯한, 자극적인 발언이 경제회복에 과연 도움이 될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처한 딱한 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숨만 쉬고 두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지 않는가? 경기는 저절로 살아나지 않는 법,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 고비를 잘 버텨내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우선시 되어야한다. 작금의 세계경제는 위기인 것만은 틀림없다.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로 시작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대된 양상이다. 지금의 세계적 경제위기는 1930년대 초 발생한 세계대공황 못지않은 대위기이다. 그 위기가 한국에까지 상륙했다. 한국은 수출입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이다. 내수시장이 얼어붙어 소비가 발생하지 않고 수출이 감소하면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과 내수가 급락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침체가 본격화 된다고 진단했다. 이울러 세계경제도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동유럽,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기도 악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가 급락한 모습이라고도 분석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전망치를 마이너스 2~3%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온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한다면 한국경제는 올 하반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내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한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플러스로 내다봤다. 그 근거로는 한국경제는 내실이 튼튼하고 세계적인 인류기업, 일류상품이 산업전반에 넓게 포진해 있고 경제주체들의 위기극복 의지가 높다는 것이다. 즉, IT, 조선, 철강, 자동차 산업 등은 경쟁력이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경제위기를 빨리 벗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희망적인 소식이라 매우 고무적이 아닐 수 없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 위기를 극복한 사람들, 성공하는 국가들, 위기를 극복한 국가들 뒤에는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 부지런한 사람들의 힘이 컸다. 이들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사람들이다. 남 탓보다는 내 탓으로 성찰하는 사람들, 불만보다는 포용과 이해를 선택하는 사람들, 이들이 진정으로 경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주인공들이다. 경제회복을 위한답시고 말로만 나불거린다거나 남의 발목을 잡는 행위, 집단위기적인 행동, 분열을 획책하고 선동하는 행위 등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라가 분열되고 힘이 분산되면 경제극복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일부정치권에서는 경제극복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 눈살 찌푸리게 하는 우리 국회를 보면 과연 백성을 위한 민의의 전당인지 의미하지 않을 수 없다. 상생의 정치는 실종되고 백성을 실망시키는 행위는 경제회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하는 행동이 과연 무엇인지, 모를 리 없는 이기적인 정치인은 백성의 대변자가 될 수 없다. 경제극복에는 여와 야, 좌·우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만 한다. 우선 위기를 극복하고자하는 의지와 실천하는 행동이 뒤따라야한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위기를 극복하고자하는 진정한 용기 그리고 남을 위한 봉사정신과 희생정신이 뒤따를 때 우리의 경제위기는 반드시 극복될 것이다. 아무리 어둡고 긴 터널도 반드시 끝이 있는 법, 캄캄한 긴 터널만 빠져나오면 햇살이 눈부시게 내려 쬐는 따뜻한 봄날이 펼쳐질 것이다. 고통과 아픔이 눈앞에 있다 해도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인내와 용기를 잃지 않을 때에 반드시 희망은 찾아온다. 세계 각국에는 우리보다 더 고통 받고 신음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기에 비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때로는 "역경도 행복"이라는 말을 잊지 말지어다. 우리나라는 과거 외환위기를 국민이 온 힘을 모아 단기간에 극복한 바가 있다. 그 저력은 국민 모두가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내외적인 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었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 우선 정쟁이 사라지고 규제개혁, 감세, 성장 동력, 일자리 창출 등, 살을 깎는 자구책 노력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책과 조치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해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온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또한 세계적 추세인 '저탄소 녹색 성장'의 국가전략 가치를 실현시켜 녹색경제성장을 달성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일류선진국가로 진입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