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사회에서 금융지식은 하나의 '생활면허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돈 문제와 관련해 부딪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헤쳐 나가는데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지식 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것은 나침반이나 해도(海圖), 위성항법장치(GPS) 없이 항해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기초적인 금융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돈을 불리기는 고사하고 안전하게 돈을 관리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금융지식은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자녀에게 주어지는 교육적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금융교육의 일차적 출발지인 가정과 효과적인 금융교육 장소로서의 학교가 단절된 채 비체계적인 교육이 시행되고 있어 가정과 학교에서 금융에 대한 유기적이고 연계성 있는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자녀를 둔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에게 금융교육을 과연 어떻게 시켜야 할 것인지, 그 고민스런 과제에 작은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부모는 금융교육에 대한 원칙과 목표를 자녀와 함께 설정한 후 '천천히, 차근차근히' 실천에 옮겨야 한다. 자녀에 대한 금융교육의 시작은 용돈관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용돈에 대해 다음과 같은 7대원칙을 세워 자녀가 실천하도록 한다면 머잖아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①용돈을 어떻게 사용할 지 큰 기준을 정해줘라 ②용돈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을 명확히 설정하라 ③용돈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액수만큼만 줘라 ④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하라 ⑤부모가 용돈에 대한 제어능력을 가져라 ⑥용돈범위를 벗어나 지출하려 할 때 절대 허락하지 마라 ⑦추가로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 이러한 원칙을 실천한다면 자녀의 용돈 관리습관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자녀에게 알려줘야 한다.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돈 벌기(소득, 수입), 돈 불리기(저축, 투자), 돈 쓰기(소비, 지출), 돈 빌리기(대출, 신용), 돈 나누기(기부, 후원, 세금) 등 5가지가 있다. 아이들은 이중에서 '쓰기'와 '불리기'는 잘 알지만 '빌리기'와 '나누기'는 모르기 쉽다. 이에 대해서도 알려줘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예컨대 자녀에게 1만원을 주고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1만원으로 일주일간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적어보도록 하라. 그리고 적은 물건을 직접 사보도록 하라.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녀는 돈의 소중함을 직접 느낄 수 있으며, 알뜰하게 사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깨닫게 될 것이다.
셋째, 부모는 '선저축 후지출'의 생활화를 통해 자녀에게 절약정신이 몸에 배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자녀에게 절약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와 자녀가 어렵더라도 힘을 합쳐 일상생활 속에서 절약을 함께 실천해 나가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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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자녀 이름으로 된 통장이 없다면 지금 당장 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KB국민은행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통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의 금융지능(FQ)점수는 평균 48점으로, 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학생의 39점보다 무려 9점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이름으로 가입할 만한 금융상품으로는 어린이적금이나 펀드, 어린이변액유니버셜보험 등이 있다. 이들 상품 중에서 적당한 것을 골라 가입하면 자녀는 통장 속의 돈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모으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