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중소형 건설사, IFRS 도입후 사업환경 변화에 둔감
더벨|이 기사는 03월08일(10:49)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를 대비하느라 기업들이 난리다. 자칫 잘못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면 주요 펀딩 통로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발도 못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대비하고 있고 발 빠른 곳에서는 이미 자산재평가 결과 얼마의 이익이 났다고 공시까지 하고 있다.
IFRS의 핵심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부채를 합리적으로 재산정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합리적으로 재무 정보를 정리·공시하지 않았다면 일이 커지고 또 불편해질 건 뻔하다. 그 중 한 업종이 바로 건설업이다.
건설회사 입장에서 IFRS 이슈를 요약하면 이렇다.
미리 받은 선수금은 부채로 잡히는데 준공이 완료되기 전까지 건축물은 자산으로 잡히지 않게 된다. 사업이 완료되기까지 부채만 늘어나게 되는 것. 그동안 공사 중인 건축물을 과도하게 자산으로 잡아온 것에 대한 교정이다.
또 하나 시행사에 대한 보증 문제다. 그동안 우발채무로만 인식되던 시행사에 대한 지급보증이 이제는 곧바로 부채로 잡히게 된다. 시행사가 망하면 시공사인 건설회사가 갚아야 하기 때문에 부채로 잡아놓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200~30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부담은 불보듯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건설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둘러싼 금융 환경의 변화다. 시행사에 대한 우발채무 부담이 증가하듯 PF 사업에 돈을 대주는 금융회사들도 자금보충·연대보증·채무인수 등의 신용보강이 그대로 재무부담으로 이어진다. PF 대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보면 IFRS는 건설업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의 생존을 결정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로까지 보고 있다.
때문에 일부 대형건설사 위주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시행사에 대한 보증을 꺼리고 PF 사업 초기에 건축물을 선매각하는 등 부채비율을 조절하고 있다. 또 건설회사의 보증이 제한된 PF 펀딩 구조도 만들어 내려 애쓰고 있다. 그나마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대처를 하려는 쪽이다.
반면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전혀 낌새도 채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아 보인다. 그저 '왜 이리 은행들이 빡빡해졌지'라고 울먹이며 금융권과 불경기를 탓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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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과거 사업 행태의 답습이 해답이라며 시간의 문제로 치부한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 혹은 경기 사이클의 문제는 아니다. IFRS에 민감한 금융권의 태도 변화는 건설업과 이를 둘러싼 환경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힌트 혹은 방증이다.
새로운 환경 변화에 소외돼 있는, 아니 관련 정보 파악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건설회사들이 많다. 패러다임이 바뀔 때 구조 조정 강도는 그 어는 때보다 강하다는 걸 자본주의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확인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