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년실업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 돼야
"아르바이트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았어요."
A은행에서 지난해 6개월 동안 인턴을 했던 양 모씨의 토로다. 대학 졸업 후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이던 양씨는 은행업무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앞으로 있을 면접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인턴에 지원했다. 하지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인 시간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정부의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춘다는 취지로 시행했던 은행권 인턴제도 폐해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인턴으로 채용되면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 동안 영업점에서 근무한다. 은행 인턴제도는 인턴 경험자는 물론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직업교육의 일환으로 활용된다'는 근본취지를 살리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우선 은행은 정규직원 신분이 아닌 입장에서 실제 고객의 돈을 다루는 일에 인턴을 투입할 수 없다. 실질적인 거래가 일어나는 창구 업무를 인턴에게 맡길 수 없으니 객장안내나 간단한 서류정리 등을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돈과 고객의 개인정보가 적힌 서류를 취급할 수 없어 실질적으로 은행관련 업무를 배울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안 된다.
인턴을 마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500여 명의 인턴을 채용했던 B은행 관계자는 "정규직원을 뽑을 때 다시 채용한 인턴은 극히 소수였다"며 "6개월 정도 인턴 근무 경험을 정규 채용 시 반영하는 폭은 실제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이 근본 목적이라면 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것이 맞다"는 고백도 들린다.
KB국민·우리·기업·외환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은 올해도 정규직원 채용과 더불어 4000여 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인턴을 많이 채용하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기왕 뽑는 인턴이라면 적어도 보여주기 식 채용은 하지 말자는 말이다. 은행 업무의 성격상 인턴이 할 수 있는 업무가 제한적이라면 인턴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 몇 개월에 불과하지만 은행과 인턴 당사자 모두에게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미래의 직원, 미래의 고객을 대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