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가 내 돈을 가져갔을까

[기자수첩]누가 내 돈을 가져갔을까

김창익 기자
2010.12.22 14:32

돌아온 코스피 2000 시대, 주변인들의 성적은…

"올해 초에 주식 샀으면 연말에 일본 여행 한 번 다녀왔을 텐데. "

지하철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핸드폰에 대고 이렇게 말한다. 실현되지 못한 아쉬움은 항상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와 비교되기 마련이다.

21일 코스피 종가 2037.09와 지난해 연말 종가 1682.77을 비교하면 1년 새 주가는 21%가 올랐다. 그녀가 연초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210만원을 벌었을테니 실제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을 것이다.

망년회에서 만난 동창들도 주식 얘기다.

지하철녀 생각이 나서 한 20% 벌었냐고 물었다. 평균 개념이니 참석한 친구 중 절반은 이보다 더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얼마전 도이체방크 사태 있었지. 아는 사람이 대박 내준다고 1000만 원 맡겼는데 다 날렸다" 한 친구의 말이다. 다른 친구는 연초에 하이닉스에 투자했다 상투를 잡았다. 그도 1000만 원 정도를 손해 봤다고 한다.

그나마 쌍용머티리얼에 투자했던 선배가 7% 정도의 이익을 봤다고 했다. 지수상 평균 기대수익인 20% 못미치니 그의 성적도 낙제점인 셈이다.

추천 종목에 1000만 원을 투자하고 기다리기만 해도 평균 20%는 수익을 냈어야 정상인데 최근 만난 사람들 중엔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자 주변 사람들의 투자감각이 평균 이하여서일까.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의 투자분석팀장은 주식 투자에 실패한 일반 직장인의 투자 패턴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 세 가지는 △코스피가 아니라 코스닥에 투자한 사람 △대형주가 아니라 잡주에 투자하고 단기 고수익을 노린 사람 △공모주 펀드에 간접투자한 사람 등이다.

생각해 보니 돈을 잃고 투덜댔던 친구들은 여지 없이 실패하는 사람들의 유형에 들어맞았다. 그들이 한국의 평균적인 직장인들이라면 다른 사람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으리라.

그렇다면 그들의 돈은 다 누구의 주머니로 간 것일까. 이 팀장은SK에너지(146,200원 ▼3,600 -2.4%)·삼성SDI(695,000원 ▼17,000 -2.39%)·고려아연(1,579,000원 ▼25,000 -1.56%)·LG이노텍(573,000원 ▼19,000 -3.21%)·현대자동차(531,000원 ▼25,000 -4.5%)등 화학이나 자동차 관련 대형주에 선택과 집중한 사람은 적지 않게 이익을 봤을 것이라고 했다. 2009년부터 꾸준히 순매수해 온 외국인들이 상당부분 차지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 친구의 말이 뇌리에 스쳤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를 샀다가 코스피 980에 다 팔았다. 와이프 성화에 못이겨서." '선택과 집중' 그 다음은 '배짱과 끈기' 같다. 이래 저래 돈 번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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