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외환노조가 잊고 있는 것

[현장클릭]외환노조가 잊고 있는 것

김한솔 기자
2011.03.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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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외환은행의 모든 영업점 앞에는 '고객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호소문이 붙어있습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반대하는 외환은행의 입장을 설명하는 글이지요. 은행 창구에도 각종 인수 반대 현수막과 피켓들이 여러 개 늘어서 있었습니다. 유니폼 대신 파란 단체복을 입은 직원들이 고객을 상대한 지도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플래카드는 전국에 있는 영업점에 다 붙였다"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붙일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고객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영업점 분위기와 관련해 고객들이 항의한 바는 없다"며 "오히려 고객들이 응원을 해준다고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린 고객들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외환은행과 거래한지 20년이 넘었다는 한 고객은 "아까 창구 직원한테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외환은행의 태도는 도가 지나치고 이기적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시장에서 기업 간 M&A 문제를 가지고 끝까지 버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외환은행이 주거래 은행이라는 또 다른 고객 역시 "현재 외환은행은 대출 등 여신 업무는 거의 하지 않고 일반 수신 업무만 하고 있는데 그건 은행에게도 안 좋지 않냐"며 "외환은행은 그동안 법인 영업을 많이 해 와서 거래처가 많은 만큼 하나금융과 합병이 되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계좌를 갖고 있는 입장에서 인수 합병으로 인한 불안감은 전혀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기자와 이야기한 고객들은 영업점 유리문을 뒤덮고 있는 플래카드나, 직원들의 복장 등을 문제 삼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미 딜이 끝났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없는데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환은행 노조가 지키고 싶다는 '외환은행의 고객'부터가 외환은행의 절박함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상황이 급박한 것은 이해하지만 그 이유로 고객의 마음을 달래는 것은 잊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닙니다. 노조가 인수 반대 투쟁을 계속 하겠다면 현수막을 보는 고객들의 생각은 어떤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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