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고객 되찾겠다는게 잘못된 일인가요"

"잃어버린 고객 되찾겠다는게 잘못된 일인가요"

김지민 기자
2011.03.30 17:24

[기자수첩]

"생각을 해 보세요. 지난 몇 년 동안 내부 문제로 영업력이 흔들리면서 다른 은행에 빼앗긴 고객이 얼마나 많을지···. 국민은행을 거래하던 기존의 고객을 되찾아 우리 고객으로 모시겠다는 것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인가요."

금융권 최대이슈인 과당경쟁에 대해 국민은행의 한 임원이 한 말이다. 최고경영자(CEO)리스크로 인해 홍역을 치르는 동안 유·무형의 영업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한 이 임원은 국민은행을 과당경쟁의 진원지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KB금융은 지난 2009년 9월 황영기 회장이 퇴임하고, 이어 국민은행이 종합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정원 전 행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들이 속속 터지며 CEO리스크의 절정을 보여줬다.

지난해 수장이 교체되면서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어윤대 회장은 은행에 포함됐던 카드사를 분사해 본격적인 카드사 경쟁대열에 끼어들었다. 주력계열사인 은행 영업에 있어서도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관심을 갖지 않던 대학생 고객을 타깃으로 한 '락스타' 점포 등을 신설하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경쟁은행들 사이에선 하나같이 비난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드사 경쟁 촉발은 KB카드가 분사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락스타 점포는 기존에 대학을 거래하는 은행을 무시한, 한마디로 상도에 어긋나는 영업행태다" 라는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기존 시장의 경쟁구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인정하지만 경쟁의 판에서 함께 싸우고 있는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국민은행의 영업방식을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상도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국민은행의 공격적인 영업방식에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은행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의 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정정당당한 경쟁을 하는 행태를 무작정 비난하는 것이 과당경쟁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KB금융의 영업방식에 무조건적인 찬사를 보낼 수는 없다.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리딩뱅크로서 이슈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날개짓'이 경쟁 은행들과 금융 소비자들에겐 '폭풍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이런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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