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카드대란보다 더 큰 놈이 온다

[기자수첩]제2카드대란보다 더 큰 놈이 온다

김유경 기자
2011.04.07 15:46

"금융당국이 엉뚱한 곳에서 삽질하고 있는 거죠." 최근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 사람들과 신용대출 관련 이야기를 하다보면 으레 듣게 되는 말이다.

최근 부쩍 '제2카드대란'이라는 말이 거론되고 있는 까닭은 3가지 '무늬'가 닮아서다. 우선 지난해 카드자산 75조6000억원, 카드이용액 517조4000억원 등 외형이 2003년 카드사태 당시와 비슷해졌다.

업계 경쟁이 심화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업계 2위인 KB국민카드의 분사에 이어 우리카드까지 2분기 중 분사하면 전업계 카드사의 수는 8개로 2003년과 같아진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는 점은 카드론 등 현금대출의 급증이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 한해 동안 카드론 잔액 증가율은 40%를 웃돌았다.

하지만 지금은 카드사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카드사들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 능력이 커졌다. 지난해(9월말)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로 안정적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 역시 29.7%로 자본적정성도 우수하다.

정말 문제는 마땅한 자금 운용처가 없다는 이유로 전 금융권이 신용대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햇살론 출시와 함께 '서민금융'이라는 단어로 포장돼 난무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 2분기에 신용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가계 일반대출 문호를 카드 대란 직전 수준까지 낮출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충당금 부담이 큰 일부 저축은행들도 단기간에 쉽게 이익을 낼 수 있는 신용대출에 목을 메고 있다. 대부업체의 노하우를 받아들여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갖추고 있다지만 검증이 되지 않았다.

대출은 특성상 만기 전까지는 단기간 이익이 많이 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한순간에 부실이 커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 물가상승, 금리상승 등으로 저소득층의 채무상환능력이 급격히 저하될 우려가 있어 이러한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신용쓰나미'(credit tsunami)로 닥칠지 모른다는 말이다. 쓰나미 앞에서는 카드사 역시 안전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다만 내 책임이 있을 때 '쓰나미'가 닥치지 않기를 기도하며 눈에 보이는 쉬운 상대만 지키고 있는 듯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