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저축은행 예금자에 대한 가지급금이 지급된 첫 날인 22일 고객들은 또 한 번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오전 한때 예금보험공사의 홈페이지가 다운되면서 가지급금 신청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한시라도 돈을 빨리 찾아야 하는 예금자들은 1시간 가량 초조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이를 두고 예금보험공사와 농협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예금보험공사는 "데이타를 농협 부가가치통신망(VAN, 결제대행)에 넘겼는데, 농협 VAN에 이상이 생기면서 처리가 지연된 것"이라며 "당사의 전산망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5만명이 접속해도 홈페이지가 다운되거나 과부하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용량을 늘렸다는 얘기다. 다만 이날 몇 만명이 동시에 접속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집계중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 강력하게 반박했다. 지난 4월 사상초유의 전산망 장애로 홍역을 치른 농협은 이번은 절대 농협의 VAN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보의 홈페이지가 먼저 다운됐다"며 "VAN도 농협 VAN이 아니라 예보 전산망과 6곳의 은행의 전산망을 연결해주는 VAN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항변했다.
은행 지점에서도 가지급금 지급은 원활하지 않았다.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 영업점 외에 6곳의 대형은행 일부 지점에서도 가지급금 지급이 이뤄졌지만 처리가 가능한 영업점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가지급금 지급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을 뺏다가 뒤늦게 뛰어들기도 했다. 아직 전산이 완비되지 않아 빠르면 23일에나 가지급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측은 "참여를 안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예보와 커뮤니케이션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예보는 "분명히 참여하지 않겠다고 의사표시를 해서 지급 대상 영업점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부터 서버가 마비되는 등 고객들이 대혼란을 겪었지만 농협과 예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그러는 동안 영업정지 저축은행 고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속만 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