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과세 예금도 불완전판매?

[기자수첩]비과세 예금도 불완전판매?

김유경 기자
2012.08.14 16:04

"비과세 폐지를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한다는 건 말이 안되잖아요." 비과세 혜택 때문에 신협에 3000만원을 3년간 예탁했다는 이모씨의 말이다.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5개 상호금융기관의 출자금·예탁금 비과세 혜택은 올해말 폐지될 예정이다. 다만 출자금은 3년간 5%의 세율을 부과하고, 예탁금은 2013년 한해만 5%를 과세한 후, 2014년부터 9%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는 지난 2006년 개정된 세법(조세특례제한법 88조와 89조)에 따른 것으로, 당시 개정안은 비과세 적용기한을 2007년1월1일부터 2012년12월31일까지로 명시했다.

문제는 기존 예탁금 가입자에게도 개정안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상호금융기관의 창구에서 비과세 혜택 기간을 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개정안을 알고 예금에 가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5개 상호금융기관의 전체 수신은 362조원이고, 이중 비과세 예탁금의 규모는 전체 수신의 37.5%를 차지하는 1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사람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도액이 3000만원이므로 최소 453만 예금자들이 내년부터 예상치 못한 세금을 내게 된 것이다.

소비자들이 예금을 할 때는 절세효과까지 감안해 예금금리를 비교하고,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곳에 드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얻게 되는 수익률이 갑자기 줄어든다고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씨는 "예금에 가입할 때 비과세였으니 당연히 만기 때 비과세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중간에 세금제도가 바뀌어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종의 불완전판매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된 세법이 적용될 때는 소비자의 일반적인 인식도 고려돼야 한다. 소비자들은 조세법보다는 헌법에 명시된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을 먼저 생각하고 당연히 기존 가입자들에게는 개정안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인식한다.

상호금융기관 역시 올해도 국회에서 비과세 적용기한이 연장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예금을 계속 '불완전판매'해서는 안된다. 소비자들이 상품 가입시 고려해야할 사항들, 특히 '비과세'처럼 중요한 사항이 있다면 반드시 사전 공지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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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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