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회장님을 찾습니다

[기자수첩]회장님을 찾습니다

정현수 기자
2012.08.16 13:34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 14일 저축은행중앙회장 공모가 마감되면서 흘러나온 반응들이다. 주용식 현 회장은 오는 23일로 임기가 끝난다. 후임 회장을 뽑기 위해 공모 절차를 밟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주 회장도 연임을 포기했다. 결국 중앙회장의 자리는 한동안 공석으로 남게 됐다. 저축은행 업계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한 때 요직으로까지 꼽혔던 중앙회장 자리가 '찬밥'으로 전락한 이유는 단순하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결과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회원사는 급감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100여개 이상이던 저축은행의 숫자는 현재 93개 수준으로 줄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치부를 드러냈고 일부 경영진들의 부도덕성까지 부각됐다. 밀항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사례는 씁쓸함을 넘어 부끄러움을 남겼다. 그만큼 저축은행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일종의 명예직인 중앙회장도 명예롭지 못한 자리가 됐다.

과거를 정리하는 것도 문제지만 미래를 여는 것 역시 부담스럽다. 저축은행 영업정지의 여파는 현재 정치권을 겨냥하고 있다. '게이트' 수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앙회장의 자리가 명예를 떠나 정치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자리가 돼 버렸다. 중앙회장 공모에 아무도 나서지 않은 것을 두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저축은행 업계는 중앙회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최악의 경우다. 중앙회장은 저축은행 업계의 목소리를 규제기관에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공석일 경우 이 통로가 막힌다. 안 그래도 어려운 저축은행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조차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 때 금융권 민간협회의 수장들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관료 출신들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중앙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중앙회는 지금 낙하산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땅에 떨어진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중앙회장이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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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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