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만으론 경쟁력 갖추기 어려워...금리·장수 리스크 분산 방안 있어야
"채권매입 의무 면제와 세제혜택만으론 부족하다. 금리변동이나 '장수 리스크'를 금융회사에서 떠안을 방법이 없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민간 역모기지론'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정부가 시중은행 역모기지 상품에 대해 소득공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면제에 이어 국민주택채권 매입의무 면제까지 3종 혜택을 내놨지만 시중은행들의 반응은 아직은 미지근하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주택금융공사의 역모기지론(주택연금)과 견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제혜택이나 채권매입 의무 면제 등 정부의 유인책으로 여건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새로운 민간 역모기지론 상품을 개발할 유인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했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자체 역모기지론을 팔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정도다. 다른 은행들은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별도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나마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민간 역모기지론 상품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2008년 출시한 국민은행의 'KB주택연금론'의 실적은 겨우 10여 건에 그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공사 주택연금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고객들이 자체 역모기지론을 찾는 정도"라고 했다. 신한은행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만 자체 역모기지론을 팔고 있지만 역시 실적이 미미하다.
민간 역모기지론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는 종신형 가입이 가능한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과 달리 시중은행 상품은 가입기간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역모기지론은 가입 기간이 최장 15년에 그친다. 국민은행의 'KB주택연금론'도 최장 30년으로 가입기간이 제한된다. 대출기간이 끝나면 역모기지론 차주는 대출원리금을 전액 일시 상환해야 한다. 그렇지 못 하면 주택을 경매당할 위험에 놓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종신형 상품은 집값보다 대출금이 더 나가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평균 수명이 갈수록 길어지는 상황에서 손실이 나지 않게 상품을 운용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민간 역모기지론의 대출금리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1% 남짓의 금리가 더해지는 주택연금에 비해 1~2% 가량 높게 형성된다. 은행 스스로 금리 변동 리스크를 해지할 방법이 없어서다. 이래저래 가입자의 실익이 적은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도 아직은 역모기지론 활성화에 소극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리 잘 설계해도 금리, 대출 기간, 여러가지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주택금융공사 상품보다 수요자의 구미를 당길 방법이 없다"며 "역모기지론이 하우스푸어의 탈출구로서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부 보증 등 은행들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