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 법정관리 직전 대표이사된 이유?

윤석금 회장, 법정관리 직전 대표이사된 이유?

박재범 기자
2012.09.27 14:45

웅진그룹이 계열 건설사 극동건설와 함께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까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을 결정한 지난 26일 오후. 웅진홀딩스는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했다. 기존 신광수·이시붕 대표이사를 윤석금·신광수로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룹 회장으로 경영을 총괄하던 윤석금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회사측은 "책임 경영 강화"를 이유로 들었다. 법정 관리 이후 그룹 오너가 경영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해석은 다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존 관리인 유지 제도(DIP:Debtor In Possession)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IP 제도는 기존 경영자가 부실 책임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제도다. 기존 경영자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하는 한편 경영권 상실에 대한 경영자의 우려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지난 2006년 도입됐다.

'기존 경영자'가 관리인으로 선임되기 때문에 윤 회장의 경우 그룹 회장 자격으론 경영권이 유지되기 어렵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이란 기존 대표이사를 뜻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부랴부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유도 이처럼 경영진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인 셈이다.

그렇다면 윤 회장이 이런 방법까지 쓴 이유는 뭘까. DIP 제도가 갖는 허점 때문이다. DIP 제도 도입 후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계획에 따라 원리금을 채권단에 갚고 부실자산을 매각하려는 자구노력 대신 원리금 탕감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법정관리를 택한다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경영진 입장에선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주도 하에 자구 노력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운신의 폭도 넓다. 기존 경영진이라면 매력적 조건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이 회사를 되살리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경영진에 대한 별다른 견제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도덕적 해이가 불거지거나 기업 회생에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지만 검토할 내용이 적잖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여신이 큰 기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채권단 대표를 공동 관리인으로 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부처간 협의 등이 미뤄지며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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