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만 2개' 웅진캐피탈, 실은 윤석금의...

'저축銀만 2개' 웅진캐피탈, 실은 윤석금의...

박종진 기자
2012.09.28 13:03

서울저축은행·PEF 등 보유...윤회장 지분 93% 개인회사, '딴주머니' 의혹

↑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입주사 직원들이 웅진그룹 본사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입주사 직원들이 웅진그룹 본사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웅진그룹 밖에 '딴 주머니'를 만들었다. 형식적으로는 웅진그룹의 계열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 지분 93%의 별도 회사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동일인(오너) 지분 30%이상이어서 공정거래법상 계열사로 묶이지만 기업 이득이 오너로만 가게 돼 있다는 점에서 계열사 밖 개인회사인 셈이다.

그 회사가 웅진캐피탈이다. 더욱이 웅진캐피탈은 자회사로 서울저축은행 등 금융사까지 거느리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의 흥망에 이 회사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주목받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웅진캐피탈은 상호에만 '캐피탈'이란 명칭을 사용할 뿐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니다. 대부업체들이 너도나도 '캐피탈'이란 이름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스나 신기술금융 같은 호칭은 함부로 쓸 수 없지만 캐피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며 "웅진캐피탈의 경우 등록된 금융사가 아니어서 금감원의 일반적 감독·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당국의 관리 밖에 있는 웅진캐피탈은 윤 회장이 지분 93%를 보유한 개인소유 회사로 운영돼왔다. 지주사인웅진홀딩스(2,675원 ▼25 -0.93%)와 직접적 지분관계는 없다.

윤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웅진캐피탈의 자회사인 서울저축은행과 관련, "서울저축은행은 계열사가 아니라 개인회사입니다. 우리가 2800억이나 투자했고, 부실도 어느 정도 해소했습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6년5월에 설립된 웅진캐피탈은 산하에 서울저축은행 이외에 늘푸른저축은행도 거느리고 있다. 자본잠식 상태인 서울저축은행(지분율 65.33%)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다.

웅진캐피탈의 대표이사는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광수씨이며, 직원수는 3명에 불과하다. 웅진캐피탈은 지난해 10월 웅진식품으로부터 2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도 했다.

웅진캐피탈은 그동안 투자활동을 벌여왔다. 르네상스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운영(업무집행사원, GP)해왔고 웅진금융파트너스PEF(지분율 20.33%)도 두고 있다. 웅진금융파트너스PEF 산하의 웅진금융제일유한회사는 늘푸른저축은행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웅진캐피탈은 웅진그룹의 각종 인수합병(M&A), 투자 업무를 맡아오며 자금조달과 운용에 두루 관여했다"고 밝혔다.

웅진캐피탈은 그룹 밖에 있으면서도 웅진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윤 회장의 경영전략 등을 직접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최고 명문대 출신들을 스카우트해 웅진캐피탈에 배치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출신의 김정식 전 웅진캐피탈 대표 등 웅진캐피탈에는 적잖은 엘리트들이 근무해왔다. KB금융지주 최 모 전 부사장도 이곳의 경영을 맡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 사임한 바 있다.

웅진캐피탈은 웅진그룹의 돈줄과 전략 구상에 중요한 위치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룹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경영실적은 매우 나빠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웅진금융파트너스PEF 933억원 적자, 서울저축은행 1256억원 적자 등에 따라 웅진캐피탈의 당기순손실 규모도 752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부채가 자산을 151억원 이상 초과한 상태다.

감사를 실시한 안진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 윤 회장의 모럴해저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만큼 웅진캐피탈의 부실화 과정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웅진캐피탈과 저축은행 계열사를 통해 부당하게 자금이 빠져나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배구조 등으로 미뤄볼 때 문제 소지 가능성은 있는 만큼 자금흐름 전반을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캐피탈과 저축은행이 부실화되는 과정에서 행여 대주주의 부당개입이나 자산 빼돌리기 등 불법행위가 있는지를 밝히는 일은 이제 감독당국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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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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