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시행령 바뀌었지만 백화점측 개인카드 결제 거부..카드깡 우려 때문

개인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이뤄진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대형백화점 등에서는 상품권의 개인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카드깡'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인카드로는 상품권 구매가 가능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특히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개인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상품권의 카드 결제를 둘러싸고 소비자들의 혼란이 야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는 현재 상품권 구매수단으로 현금, 법인카드만 허용하고 있다. 현금의 경우 별도의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지만, 법인카드는 한도의 범위 내에서만 결제할 수 있다. 법인카드로 결제시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사본 등의 서류도 필요하다.
하지만 주요 백화점 중 개인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한 대형백화점 관계자는 "개인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카드깡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이 같은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과 법인카드만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가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를 허용했다. 그 이전까지는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가 금지돼 있었다. 개정안은 같은해 11월부터 시행돼 올해로 정확하게 10주년을 맞이했다.
물론 단서조항은 있다. 여전법 시행령은 "개인 신용카드 회원이 월 100만원의 이용한도를 초과한 상품권의 구입에 따른 금전의 지급을 금지한다"고 규정한다. 개인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결제할 수 있지만 월 100만원 이상은 구매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 다른 단서조항도 달았다.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권의 범위를 카드사와 상품권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곳으로만 한정했다. 백화점이 카드사와 상품권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상품권의 개인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다. 백화점이 고자세로 나오는 것도 이 조항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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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입장에서는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를 허용할 경우 2% 가량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불해야 한다. 법인카드의 경우에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법인카드는 기업 단위의 대량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박리다매가 가능하다. 백화점들이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 상품권 판매처에서 현금을 준비하지 못해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일반 소비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더욱이 홈플러스 등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현재 자체 상품권을 개인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BC카드로 결제할 경우 1회에 10만원씩, 월 10회까지 상품권을 개인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 월 구매한도가 50만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와 관련해 유통업체들마다 기준이 달라 헷갈려하는 카드회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