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융소비자 보호, 내년에 더 바빠야

[기자수첩]금융소비자 보호, 내년에 더 바빠야

박종진 기자
2012.11.29 16:45

"말레이시아가 어디 있는 줄도 모르는 노인한테 말레이시아펀드를 파는 기막힌 행태가 적잖았습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예전부터 금융회사의 '묻지마 판매' 탓에 소비자 피해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이 29일 고령투자자 보호방안을 내놨다. 최근 판매가 급증한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숙려기간을 두도록 하는 등 판매행태를 개선한다. 노인들한테 함부로 팔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원금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생상품을 은행원의 권고에 그저 고수익 예금상품쯤으로 생각하는 노인들이 꽤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예전에는 놓쳤던 부분들이 하나하나 바뀌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확실한 정책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당국의 수장들부터 바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박2일'을 기획해 서민금융 점검, 수출기업 금융애로 파악 등 갖가지 테마로 전국을 누볐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캠퍼스 금융토크라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국의 대학을 돌았고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를 통해 전국 산업단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관련 부서 한 금융당국 실무자는 "올 한해가 도대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금융서비스개선, 소비자보호, 금융교육 등 당국의 관련 부서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신없이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2012년이 어느덧 한 달 남았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올해가 이를 선포한 해였다면 내년부터는 정착시킬 단계다. 사실 이전에도 '금융소비자보호 원년'을 선포하는 등 노력은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진짜 달라져야 한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마찬가지다. 어떤 식으로 금융 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내년에 더 바빠질 수밖에 없다. 당국이 방향을 제시했으니 금융회사가 좀 더 바빠져야 한다.

새 정권이 가장 의욕적으로 일할 내년이 금융소비자 보호 '정착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