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부활했지만 보험권의 '재형저축보험'은 판매가 요원하다. 일러도 4월이나 돼야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사업비를 떼야 하는 구조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전망인데다 기존 저축성 상품과의 영역충돌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생, 손보를 막론하고 아직까지 재형저축보험 판매 여부를 준비 또는 검토 중이다.한화생명(4,705원 ▼65 -1.36%)과 교보생명이 오는 4월 중순 경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삼성생명(212,000원 ▼4,000 -1.85%)과 동양생명 정도가 '상반기 중 출시'를 고려중이다.
이밖에 신한생명 등은 판매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손해보험사도 상황은 비슷해 대부분 판매 여부를 검토 중이거나 '상황에 따라 판매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품을 내놓을지 말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눈치를 보고 있는 곳이 많다는 얘기다.
은행권이 출시시기를 오는 6일로 확정하고 고객 선점 경쟁 등으로 바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큰 매력이 없다"며 "어느 회사이건 분위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이유는 이미 보험사들이 재형저축보험과 비슷한 비과세 상품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재형저축은 '7년 비과세'가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데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장기 저축성 보험도 비과세 혜택이 있다. 비과세를 받기 위한 저축성 보험의 가입유지 기간이 '10년'으로 더 길기는 하지만 재형저축보험이 기존 저축성 보험 시장을 침범하는 '대체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더욱이 재형저축보험은 중도 인출이 불가능하고 추가납입도 어렵지만 저축성 보험은 중도인출(적립보험료의 80% 정도)이나 추가납입(연 납입보험료의 2배)을 할 수 있어 더 낫다는 지적이다.
둘째로 보험업계는 설계사 수당 문제를 꼽는다. 재형저축은 정부가 주도한 정책성 상품으로 설계사 수당을 거의 떼지 않는다. 따라서 설계사들의 판매 노력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다. 앞서 관계자는 "재형저축보험의 경우 소득기준이 있는데 설계사들 입장에서 '소득이 얼마냐'며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데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형저축보험의 성격상 당국이 이 상품의 금리를 업계 공시이율(4%대 초반)보다 높게 책정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저금리로 역마진이 걱정되는 보험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설계사에 주는 수당까지 얹어주려면 고객에 제공되는 금리는 더욱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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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보사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안정적 장기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재형저축이 매력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보험사는 기존 저축성 보험하고 큰 차이가 없는 데다 이율 부담도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재형저축이란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자영업자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가 7년 이상 가입하면 연 1200만원 한도에서 이자(배당)소득세가 면제되는 금융상품으로 은행과 보험사(재형저축보험), 증권사(재형저축펀드) 등에서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