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창조금융, 원조는 MB?

[기자수첩] 창조금융, 원조는 MB?

변휘 기자
2013.04.23 14:16

"정부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청년들을 위해 5000억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이다. 창업·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자금지원 등 시장 기반 조성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의지는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창조금융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이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지난해 1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년국정연설 중 한 대목이다.

금융위원회의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 내용도 1년 전과 비슷하다. 금융위는 이달 초 박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크라우드 펀딩 도입, 코넥스 신설,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벤처·엔젤투자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금융위의 업무보고의 핵심 내용은 창업·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 청년창업지원펀드 마련 등이었다.

시간이 흘렀고 사람도 달라졌기 때문에 세부 실천방안 등은 물론 달라졌을 터이지만, 1년 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창조금융'을 앞세웠다는 점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창조경제'의 정확한 개념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여전히 한창이다. '창조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IT 벤처 기업에 금융 지원을 많이 해야 하자는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은행 내부에 창조금융 관련 특별기구들을 만드는 등 정부시책을 따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역시 시중은행들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누누히 강조했었다. 한 금융계 인사는 "'힘 있는' 정부와 '힘 빠진' 정부의 입김의 차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정권 초반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이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국가성장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박수를 칠 일이다.

그러나 창조금융 열풍도 머지않아 잠잠해질 것이다. 결국 정부와 금융권의 의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구호'보다는 실질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금융위에 따르면, 2006년 971억원이던 엔젤투자는 지난해 13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않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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