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민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보험사들의 보통의 정성과 보통의 관심이면 할 수 있습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요즘 중소기업 간담회, 서민 금융행사 등 어딜 가든 기자들을 만나면 보험 민원 감축에 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는다.
민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게 보험회사의 실적 악화 등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새로 부임한 최원장이 보험민원 줄이기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는 금감원 접수 민원 중 절반 이상이 보험에서 발생하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민원은 전체 민원의 51.1%를 차지했으며, 전년대비 증가율도 18.8%로 다른 금융민원(은행 7.0%, 금융투자 -10.2%)을 크게 앞섰다.
보험업계는 민원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업계 특성상 다른 금융업에 비해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을 한다.
또 자칫 무리한 민원 감축 시도가 '블랙컨슈머(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의 강력한 보험 민원 감축의지를 무리한 요구라고만 볼수는 없다. 실제로 획기적으로 보험 민원을 줄인 선례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 일본도 보험 관련 민원이 급증했으나,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일본 금융당국과 보험회사들이 자율점검, 시정 지시와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민원을 크게 줄였다.
일본 금융청은 보험금 지급 관리체계와 미지급 사례 재검증을 지시했으며, 업무개선명령 등의 조치를 내렸다.
보험업계도 보험금 지급 자체 가이드라인과 민원상담 내역을 경영진에게 전달하고, 자체감사인력 확충과 권한 강화, 보험금 지급 누락방지 시스템 정비, 임직원 교육 등으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01년 24만1021건이던 보험금 지급 누락건수가 2010년 2331건으로 대폭 줄어드는 등 민원 감축에 성공했다.
금감원장이 보통의 정성과 관심을 강조하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 동안 국내 보험사는 보통의 정성과 보통의 관심도 가지지 못했다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는 말이다.
현실이 이렇다면 민원 줄이는 것이 어렵다는 업계의 볼멘 소리는 투정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