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무료보험 중단, 누구 탓일까

[기자수첩]무료보험 중단, 누구 탓일까

신수영 기자
2013.05.29 09:57

"모든 고객정보를 카드사가 보유하고 있고, 카드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제공하는 보험 서비스인데 보험사에 고객동의를 받으라고 하니 난감할 따름이다."

얼마 전 카드사 무료보험 중단 해프닝을 두고 한 보험사 직원이 한 말이다. 그는 "보험사는 보험계약이 유지되는 것이 좋은데 왜 해지를 하겠느냐"며 "유예기간 동안 카드사에서 자기 회원들을 대상으로 동의를 받았으면 되는데 그걸 하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카드사들이 '손 놓고' 있다가 보험사에 책임을 미뤘다는 얘기다.

이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사망 담보(사망시 보험금 지급)를 포함한 여행상해 보험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가 이를 중단키로 하면서다. 표면적으로는 '보험사가 해지를 통보'한 때문에 중단된 것으로 돼 있다.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이런 보험은 '상품 다수 구매자 계약'이라고 기업이 마케팅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일괄 제공하는 상품이다. 상해 보장이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사망보장이 포함돼 문제가 생겼다.

사망보장은 사망하는 주체인 본인의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등에서 직원들을 한꺼번에 들어주는 단체보험은 예외가 적용된다. 카드사와 보험사는 상품 다수 구매자 계약에 대해서도 이런 예외를 은근슬쩍 적용하고 있었는데 금감원이 '규정대로 하라'며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카드사 고객 한명 한명을 찾아다니며 자필 서명 등 '본인 동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카드사와 보험사 모두 이를 하지 않았다. 보험사는 "'카드사' 고객의 동의를 일일이 받기 어렵다"고 푸념한다.

반면 카드사는 "보험사의 계약이고 해지도 보험사가 했다"고 해명한다. 이 와중에서 영문도 모른 소비자는 사망담보가 자기도 모르게 있었다가 없어졌다 했다.

비슷한 상황은 전에도 있었다. 통신사와 보험사가 책임을 미루면서 골칫덩이가 된 스마트폰분실 보험이 대표적이다. 보험사는 통신사가 잘 설명해 판매하라고 했고 통신사는 보험계약이니 보험사가 잘 관리하라고 반박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데는 감독당국의 잘못도 없지 않다. 규정만 들이댈 것이 아니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당장 이번에도 두 차례에 걸친 당국의 공문은 카드사가 아닌, 보험사로 갔다. 카드사가 자기 고객에게 제공하는 그 무료보험 말이다. 현재 이 상품은 사망담보를 뺀 나머지 서비스는 유지하는 것으로 해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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