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 직장인, '당당한 인사철'을 위한 노후 금융설계

54세 직장인, '당당한 인사철'을 위한 노후 금융설계

변휘 기자
2013.07.13 08:45

[머니가족의 좌충우돌 재테크]금융권 실버전용 상품, 노후재테크 설계 서비스 가이드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50대초반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4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1세), 2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29세), 대학생인 아들 나정보 씨(26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7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0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나머니씨는 이달 말로 다가온 여름 정기 인사철이 불안하다. 올해 나이 54세. 주위를 둘러보면 직장을 떠난 친구들도 하나둘씩 늘어간다. 회사도 인사철마다 '경기가 안 좋다',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며 은근히 '시니어' 직원들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만일 올해 말까지도 승진을 못한다면······" 머니씨

로선 20년이 훌쩍 넘도록 자리를 지켜 온 직장에서 밀려나는 일은 꿈도 꾸기 싫지만, 만일 직장을 떠난다면 어떻게 '제2의 인생'을 꾸려가야 할지 고민조차 안 해봤지만 마냥 낙관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부인 오알뜰씨도 같은 마음이다. 남편이 언제까지나 안정된 직장을 다녔으면 좋겠지만, '유비무환'의 정신을 발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더 이상 알 수 없는 내일을 기다리며 마음을 놓고 있을 순 없기 때문에, 부부가 합심해 금융권의 노후 상품 및 재테크 설계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재테크 암흑기, 보다 일찍 길게 보고 준비하라"='100세 시대'라는 말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녀평균 82.1세로 높아졌다. 머니씨가 수년 안에 직장에서 은퇴한다면 약 30여 년 '은퇴 후'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 그러나 금융·부동산 소득에 의존하는 전통적 방식의 노후 재테크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최근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이른바 '양적완화' 기조를 마감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고채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금융권은 사상 유래가 없는 '초저금리' 상황이다. 웬만한 예·적금에선 연 2% 대 이상의 금리를 기대하기 어렵고, 증시 침체로 주식운용 및 펀드를 통한 수익도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은퇴자금 설계를 권유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는 증권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고 금리마저 낮아 노후를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공격적인 투자를 권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현재 보유한 자금을 지키면서도 고정 수입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은퇴설계를 할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노후 재테크의 첫 번째 원칙은 '장기투자'다. 시장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최소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돈을 묻어두라는 것. 현재로선 부담되더라도 금융권의 연금적금에 과감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대신 50대 건강문제와 가족사 등으로 일시에 예상치 못하게 큰 돈이 들 수도 있는 만큼, 일정 기간 이상 버틸 ‘비상금’은 마련해 두는 게 좋다.

◇노후를 위한 적금? 은행권 '연금형 적금' 인기=은행들은 연금과 적금의 성격을 섞은 '연금적금' 상품들을 다수 출시한 상태다. 은퇴 준비를 고민하는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적금처럼 저축했다가 은퇴 뒤 연금처럼 찾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 적금'은 은퇴 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을 받기 전까지의 시기를 겨냥한 '가교형' 상품이다. 300만 원 이상을 예치해야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최장 10년으로 이자만 수령하는 '거치기간'과 원금과 이자를 함께 수령하는 '원금과 이자지급기간'으로 구분돼, 가입자가 은퇴계획에 맞춰 수령 기간 및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

기본이율은 '거치기간'과 '원금과 이자지급기간'을 각각 구분해 적용한다. 우선 거치기간의 기본이율은 현재 연2.60%로 매 1년 단위로 재산정된다. 원금과 이자지급기간의 기본이율은 현재 연2.30%지만, 원금과 이자지급기간의 시작일에 고시된 금리로 적용받는다. 또 은퇴고객의 노후 설계 지원 상품인만큼 퇴직금 또는 부동산 매매대금(임대자금)을 수취하거나, 계약기간 1년 이상인 국민은행의 거치식·적립식 예금을 해지한 후 3개월 안에 이 예금에 가입하면 연 0.30% 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뉴라이프 연금예금'은 만 4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며, 적금처럼 넣었다가 만기일에 연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적립식 연금형'과 목돈을 한꺼번에 예치한 뒤 다음 달부터 연금으로 수령하는 '즉시 연금형'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연금을 수령하는 기간은 최장 50년까지 지정할 수도 있다. 적립기간 동안 연금에 적용하는 이율과 동일한 금리 주기로 복리 계산해 최장 50년짜리 복리식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존 연금신탁과 달리 확정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상 수령액을 미리 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도 해지해도 원금 손실은 없다.

우리은행은 매달 복리로 적립하고 노후에는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월복리 연금식 적금‘을 내놓았다. 5월 말까지 2만3000여 계좌, 20000억 원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다. 월 1000만원 이내에서 5년간 적립한 후 5년 이내 거치기간을 거쳐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연금을 받는 기간도 가입자가 5년 이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적립기간 금리는 현재 연 3.0%로, 월복리로 계산하면 연 3.15%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입 후 3년이 지나면 중도 해지하더라도 약정이율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역모기지론을 주목하라'...주택금융公, 주택연금 가입대상 140만명 확대=최근 노후대책 관련 금융상품 중 하나로 '역모기지론'이 주목받고 있다. 역모기지론이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발생시켜 장기간 일정액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돈을 빌려 집을 사는 '모기지론'의 반대라는 의미로 '역(逆)' 모기지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등장했지만, 주택에 대한 애착이 강한 국내 정서로 인해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소유의 개념이 과거보다 약화된 최근에는 역모기지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대표적인 역모기지론 상품은 주택금융공사가 운용하는 '주택연금'으로 주택 소유자의 연령이 60세 이상이면 연금 수령이 시작된다. 최근 5년 새 가입자가 급증해 지난 4월 말 현재 1만4000명을 돌파했다.

특히 집값보다 적은 연금을 받고 사망하면 청산 후 남은 금액이 상속인에게 넘어가고, 가입자가 오래 살아 집값보다 많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다고 해서 추가로 비용을 청구당하지 않는다. 가입자로선 여러모로 이익이다. 연금수령으로 발생한 대출을 중도에 상환하면 주택을 그대로 소유할 수도 있다. 부모님 집을 물려받지 못해 서운해진 자녀들을 위한 대안이다.

최근에는 주택연금 가입자격을 현행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에서 '주택 소유자만 60세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택금융공사와 금융권은 가입대상자가 최대 140만 명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선보인 '사전가입 주택연금' 상품으로 인해 50대부터 미리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부부 모두 50세 이상이고 6억 원 이하의 1주택자는 일시인출금을 연금지급한도의 100%(기존 주택연금은 50%까지 수시인출)까지 사용할 수도 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크다면, 일시인출금으로 한 번에 상환한 후 자기의 집에 평생 거주할 수도 있다. 이 상품은 내년 5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은행권 노후설계 서비스 경쟁=주요 시중은행들의 노후 재테크 설계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국민은행은 노후준비 진단 및 설계를 돕는 ‘KB골든라이프’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0∼100세에 걸친 생애주기별 맞춤형 노후설계를 통해 각종 예·적금 상품 안내 및 부동산·세무 등 자산관리의 분야의 상담도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청춘 100세 금융패키지’를 내세웠다. 기본적인 입출금 통장부터 은퇴자금 준비단계, 운용단계 등 단계별로 가입할 만한 상품을 은행, 보험, 펀드를 망라해 설계한 뒤 고객에게 안내한다.

하나은행의 '행복디자인'은 전문 인력 및 전용상품 등으로 구성된 은퇴설계 서비스다. 은퇴설계 전문가인 은행의 '행복디자이너'가 은퇴 자산의 소진 시점은 언제인지, 그 시점까지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현금 흐름 관리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맞춤형 조언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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