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불공정거래 조사 관련 금융감독원의 역할을 축소할 계획이 없으며 금감원의 조사업무를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11일 오후 금융위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이같은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놨다. 발단이 된 보도의 요지는 이렇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불공정거래 조사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불공정거래 조사를 통해 수집한 증거가 법원 재판 과정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정부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조사인력도 민간인 신분인 만큼 향후 금융위가 신설한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를 주도하고 금감원 조사인력이 협업하는 체제로 업무 기능에 변화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금감원은 내심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보도의 진위 여부를 떠나 금융위가 자본시장조사단을 설립할 당시부터 이같은 움직임이 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각종 주가조작 사건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본시장조사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 조사국과 업무 중첩 논란이 적지 않았다. 또 정책기구인 금융위가 집행기관인 금감원의 조사업무에까지 관여하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도 여전하다.
게다가 금융위는 감독체계 개편안을 통해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원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두 기관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조사단이라는 명칭은 그럴 듯해 보이지만 결국 금감원이 줄곧 해오던 일"이라며 "조사단 인력의 절반 이상이 금감원 파견자"라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불공정거래를 전담하는 특별조사국을 출범시키면서 금융위에 조사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보도에 나온 것처럼 금감원 조사 결과의 법정 증거능력이 문제라면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면 바로 해결될 일이다.
공교롭게도 금융위 해명자료가 나온지 한 시간 뒤 금감원은 예정에 없던 '특별조사국 100일의 성과'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놨다. 자료를 내놓은 의도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동양그룹 사태로 금융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우려가 팽배해진 상황에서, 두기관의 불편한 공조가 국민들의 눈에 좋게 보일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