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대신 은행을 선택한 '카이스트 박사님'

강단 대신 은행을 선택한 '카이스트 박사님'

정현수 기자
2014.03.04 05:30

[인터뷰]김진동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차장

김진동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차장 /사진제공=외환은행
김진동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차장 /사진제공=외환은행

"왜 대학 강단을 선택하지 않았습니까?"

김진동(41)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차장이 2005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이후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그의 이력을 들어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도 있다. 김 차장은 대원외고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마쳤다. 박사 학위는 산업공학의 확률모형으로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실제로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 강단 대신 시장을 선택했다. "학문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 얻는 지식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카이스트에서 공부하며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시장을 선택한 이유다. 그의 첫 직장은 JP모건 서울지점이었다. 주어진 역할은 세일즈부서에서의 고객 컨설팅이었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이었지만 트레이딩 업무에 대한 동경도 감출 수 없었다. 이에 따라 JP모건에서의 1년6개월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2005년 외환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결국 김 차장은 외환은행의 1호 퀀트(Quant)가 됐다. 퀀트는 파생상품을 설계하고 리스크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김 차장은 2011년까지 외환은행의 유일한 퀀트였다.

김 차장은 "대학을 다니면서 금융공학이라는 과목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는데, 금융공학은 시장이 학계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며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금융이라고 판단해 외환은행에 입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7년째 외환은행 딜링룸을 지키는 이유다.

두뇌싸움의 전쟁터답게 딜링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순식간에 거액의 손실을 보기도 하고, 이익을 내기도 하는 곳이 딜링룸이다.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고 갔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일반인들의 상식과 다른 일이 벌어졌다. 외환은행 딜링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수익을 냈다. 위기에 따른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김 차장이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이자율 옵션을 운용하는 일이다. 금리와 관련된 파생상품을 다루는 업무다. 현재 시장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국내 금융사가 주도하기 힘든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헤지 과정에서 과거에는 달러 담보를 허용했지만,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달러와 원화 동시 담보를 권고하고 있다.

원화 담보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은행간 거래에서 리스크를 헤지하는데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자율 옵션의 경우 장기간을 두고 운용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결국 현재 이자율 옵션 분야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실무에서 배운 지식을 그는 한달에 한번꼴로 다양한 곳에서 강의하면서 공유하고 있다.

김 차장은 "금융권에서 리스크관리를 하면서 얻은 지식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강의요청에 응하고 있다"며 "최근 파생시장이 상당히 위축됐지만 리스크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관련분야의 전문가로 계속 남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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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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